‘친해지길 바래’? ‘친해지길 바라’가 맞아요!
“흔하게 쓰인다고 표준어로 인정할 수 없어”
“나는 네가 정말 잘되길 바래.”
“고마워. 이번에는 정말 잘될 것 같애.”
입사시험 후 결과를 기다리는 두 여성이 나누는 말이다. 두 여성 모두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쓰고 있다. ‘바래’는 ‘바라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바라’가, ‘같애’는
‘같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같아’가 올바른 말이다.
이러한 잘못된 변형은 노랫말에서도 많이 보인다. FT아일랜드는 아예 노래제목에
‘바래’를 쓰고 가사도 ‘다시 태어나도 너만 바래~ 다시 사랑해도 너만 바래~’로
잘못된 표현을 반복하고 있다. 노사연의 유명한 노래 ‘만남’에서도 ‘이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는 구절이 노래방 스피커를 통해 끝없이 나오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막은 ‘바라’라고 올바로 쓰지만 출연자는 ‘바래’라고
말하면서 시청자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국립국어원 정희창 학예연구관은 “동사의 기본형이 ‘아’형인데 말을 할 때는
‘애’형으로 잘못 쓰는 경우”라며 “일상에서 말을 할 때는 ‘바래’ ‘같애’
처럼 변형된 형태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우리 일상 언어생활에서 왜 ‘애’형이
자연스럽게 변형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바라다, 나무라다, 같다 등이 대표적인
예. ‘아’형 동사의 변형을 많은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고 더 익숙하게도 느낄 정도지만
어법에는 분명 어긋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일상에서 대중이 어법상 잘못된 어휘를 더 흔하게 익숙하게 사용하면
그것을 표준어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바라다’를
‘바랜다’, ‘바래고 있다’ 등의 변형 형태로 쓴다고 할 경우 반대로 전혀 익숙하지
않다.
정희창 연구관은 “대중이 일시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해서 변형형태의 표현을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실제로 말의 대중이 얼마나
그 말을 쓰는지 체계적 과학적인 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단횡단을 하는 것이 흔해졌다 해서 아예 신호등을 없애자고 할 수는
없다”며 “교육을 통해 잘못된 것은 바른 표현을 쓰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독자 나영길 님의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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