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JD-SRM 30개월 의미2

01. 살우의 추억, 그리고 카니발리즘

02. 양과 소, 그들이 미쳐간 이유

03. 한국인 광우병 취약, 사실인가

04. 소고기 섭취량-나이와 vCJD

05.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6.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2

07.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3

08. vCJD 발생 전제조건1

09.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1

10.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11.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3

12.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13.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14. vCJD 발생 전제조건-에피소드

15. vCJD-SRM 30개월 의미1

16. vCJD-SRM 30개월 의미2

17. vCJD 전제조건-뇌조직 섭취

18. ‘달인’과 ‘박 대 박’

19.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1

20.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2

21.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3

 

<원제목> 인간광우병이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들 - SRM, 30개월의 의미(2)

2008-6-24

vCJD-SRM 30개월 의미2

변형프리온단백질로 오염된 조직을 섭취하게 되었을 때 어떤 경로를 거쳐서 섭취한

사람의 뇌에 똑같은 변형프리온단백질이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 잠복기가 10~20년,

많게는 50년까지이니까 매우 긴 여정인 것은 분명하다. 변형프리온이 들어오는 입과

최종 도착지인 뇌와의 거리는 한 뼘도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돌아서 오길래, 그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오길래 수 십 년의 세월이

필요한 것일까?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변형프리온단백질이 제한된 부위에서 아주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체내

진행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올해 초 발표된

‘양’을 가지고 실험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 일부분인 ‘연수-빗장’(medulla-obex)

부위를 균등질로 만들어 생후 4~5개월 된 양 11마리에게 먹였습니다. 그 중 7마리를

각각 6, 9, 12, 13, 15, 17, 19개월 째에 죽여서 부검을 했습니다. 나머지 4마리는

운동실조 등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남겨놓았습니다. 위 그림이 그 결과입니다.

아마 소나 사람도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경로를 따라 퍼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의 뇌와 척수, 장에 분포되어 있는 신경들이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고 밑에 긴

막대 모양은 양 위장의 여러 부위를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표시한 것입니다(Du: duodenum

십이지장, Je: jejunum 공장, il: ileum 회장 PP: Peyer's patch 파이어스 패취).

적색으로 표시된 부분이나 글자들이 부검했을 때 변형프리온이 검출되는 부위들입니다.

드디어 6개월 후...

섭취 후 6개월, 처음으로 편도와 회장의 파이어스 패취에서

극소수의 변형프리온의 축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소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6개월에

회장의 파이어스 패취 부분에, 10개월에 편도 부위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9개월 째, 장과 연관된 임파조직(GALT, Gut-associated lymphoid

tissue)과 비장(spleen)에 출현합니다. 또한 장에 분포된 신경조직(ENS, GMCC)과

그 신경을 타고 올라가 신경세포들의 핵이 있는 뇌간부(DMNV)와 척수의 일부분인

흉수 부위(IMLC)에 출현합니다. 이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변형프리온단백질의

주된 전파 경로가 신경의 주행 경로라는 것입니다. 회장 원위부 임파조직에서 흡수되므로

회장의 파이어스 패취에서 먼저 축적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후로 장에 분포된

신경을 타고 신경들의 집합소로, 그러니까 한 쪽은 뇌로, 한 쪽은 척수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섭취 후 12~13개월, 뇌와 척수 부위에 도착한 부위를 기점으로 해서 양방향으로

점차적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척수 부위의 경우 하루에 1mm 정도의

속도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계산에 따르면 1년이면 365mm, 척수의 36.5cm가 감염되겠습니다.

17개월째부터는 뇌간에서 대뇌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섭취 후 19개월이 넘어서는 시점, 대뇌와 소뇌 전체로 병변이 확장되는 시점에 드디어

졸거나 비틀거리거나 하는 ‘양광우병’ 임상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소에 있어서 감염 후 30개월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

양의 경우 섭취 후 20개월을 전후로 해서 임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소는 그보다

훨씬 더 걸립니다. 당연히 몸집에 차이가 있으니 뇌와 척수에 도달하는 시간 및 증상을

나타낼 정도로 퍼지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또한 종의 특성상 양과

달리 경로에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역시 동일한 형태의 실험을 통해 소의 경우

섭취 후 27-30개월에 뇌의 연수 부위에서 처음 감염성이 확인되고, 33개월 쯤에 감염성이

월등히 증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까지는 첫 감염 시점으로부터

보통 4~6년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실제 역학 조사에서 소들이 광우병 인자에 감염되는 시기는 태어나서 평균 6개월

정도부터 18개월까지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광우병이

주로 10~15세 전후의 청소년기에 이환 되는 것처럼 광우병도 어린 송아지들이 주

감염 대상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이가 많은 소들은 잘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내용이 길어서 다시 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상 증상이 나타난 후 2주에서 6개월 사이에 사망하게 됩니다.

다우너를 식탁에 오르게 해서는 안되는 이유

첫 감염 시점과 잠복기를 합산하면 6개월+48개월~72개월 정도가 광우병 증상이

나타나는, 즉 다우너가 되는 시점이 되겠습니다. 변형프리온단백질이 뇌에서 발견되는

최초의 시점을 계산해 보더라도 6개월+27~30개월, 즉 33개월에서 36개월이 되기 때문에

OIE에서 30개월을 기준으로 SRM을 구분하는 것도 상당히 엄격한 기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물론

유럽은 이보다 더 엄격한 SRM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광우병 소에게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다른 조직들을 대상으로 감염성 정도를 측정한 결과 편도, 회장

원위부, 뇌, 척수를 제외하고는 감염성이 없는 것으로(일부 말초신경에서 미약한

감염성 보임)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즉, 살코기를 먹었을 경우 설사 그 소가

광우병에 걸린 소라 하더라도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면 감염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왜 다우너 소를 식용으로 써서 안 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다우너’라는

것은 이미 뇌 및 척수 조직 전체에 변형프리온단백질이 퍼져있는 상태임을 의미하고

심한 경우 말초신경까지 타고 내려와 근육 일부에도 변형프리온단백질이 검출되는

상태입니다. ‘다우너’가 되는 수많은 원인이 있지만 혹시 그 중에 하나가 광우병이라면

감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물론 실수로 또는 의도적으로 다우너 소가 식용으로 도축되어 올라온다고 해도

살코기만 먹을 경우에는 상당한 양을 섭취해야만 감염되기 때문에 위험성은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논외로 하고, 하여간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라면 광우병

걸린 소의 고기를 먹게 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고 40개월 이전이라면 뇌 부위를

먹더라도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적습니다(아직 뇌에 변형프리온이 감염력을 소유할

정도로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임상 증상이 나타난 다우너 소를 식용으로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광우병 예방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축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감독할 수 있는 확고한 체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걸린 소가 도축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식탁에 오른

경우

전에 언급했던 필리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5g의 감염된 뇌조직을 먹였을 때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광우병이 발병했다는 실험결과를

상기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염된 근육에서 변형프리온단백질의 양은 뇌조직보다 10,000배에서

20,000배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즉 뇌조직 5g이 50% 정도의 대상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양이라면 근육조직은 50kg에서 100kg, 즉, 광우병 걸려서 만 땅으로 퍼져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가 우연히, 재수없게 내가 간 식당에서 저녁식사로 나왔을 경우

그 고기를 두 사람이 먹었을 때 1사람 정도가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양이 살코기로

50kg에서 100kg 정도가 됩니다(한 번 먹을 때 1kg을 먹는다고 쳐도 우연히 먹을 때마다

100만 두 이상에서 하나씩 생긴다는 그 광우병 소를 50~100번 만나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혹시 혀를 먹는 분이 있을지 모르니 소 혀 같은 경우는 뇌보다 변형프리온 분포가

5000배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므로 25,000g, 광우병 걸린 소만 골라서 혀를 모아

25kg 정도 먹으면 50%의 확률로 걸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종의 장벽’을 계산하면 이보다 감염 요구량은 더 증가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살코기만을 먹었을 경우 그게 설사 광우병 소, 특히 임상증상이 갈 때까지 간 다우너

소라고 해도(물론 안 먹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인간광우병에 걸리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가열이 동원되는 조리방법을 택했을 경우 수천에서 수만배씩

감염성이 떨어지므로 솔직히 살코기를 통한 감염은 내 식탁에 올라온 소가 광우병

소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단, 광우병이

대규모로 유행하고 있다면 소량씩 조금씩 체내에 축적이 될 수 있으므로 그 때에는

해당이 되지 않음). 살코기를 통한 광우병 감염의 극도의 비효율성이 바로 영국 국민들이

수십에서 수백만 마리의 광우병 소를 먹고도 200명 밖에 사상자가 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살코기는 안심한다고 쳐도 뇌 부위가 식탁에 오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전에 혹시 ‘광사마 빈 나댄’과 행동대원 ‘유콜분’의 대화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광사마’는 꼭 실험결과와 현실과의 괴리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알아내라고 ‘유콜분’에게 신신당부했습니다. 그 괴리는 발표된 수많은 광우병 관련

실험 논문들이 대부분 소 신체 중 가장 변형프리온단백질 함량이 높고(근육의 10,000에서

20,000배, 혀의 5000배) 가장 감염성이 높은 뇌의 연수-빗장 부위를 실험 재료로

썼기 때문입니다.

실험 대상자의 50%를 감염시킬 수 있는 이 뇌조직의 양이 마우스가 0.5mg, 소가

0.5g, 원숭이가 5g이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 조직을 떼어내서 얻는 시기가 이미

광우병이 진행되어 증상이 발현된 이후 시점이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때는 변형프리온의

축적이 최대로 일어나는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이 용량을 살코기의 양과 혼동하면

안됩니다(인터넷 상에 퍼져있는 문서들은 여기서 결정적 혼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령

0.001g으로도 감염된다 식의 문구들인데 마치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소의 살코기

0.001g으로 감염되는 것처럼 정보에 혼란을 줍니다).

변형프리온단백질로의 변화가 뇌에 발생하는 시점이 섭취 후 30개월 전후이므로

이 시기의 뇌와 척수를 제거하면 상당 부분 위험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임상 증상이 아직 발생하기 전의 뇌를 모르고 섭취하게 된다면 인간광우병 발병에

어느 정도의 양이 필요할까? 연구자들은 150g정도의 뇌를 먹어야 인간광우병에 걸릴

것으로 보았습니다. 실제로 억지로 먹지 않는 한 이 정도의 뇌를 먹기는 힘듭니다.

결국 변형프리온단백질의 체내 진행과정과 원숭이 실험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우너 소 도축 금지’와 ‘30개월 이상 및 이하에 따른 각각의

SRM 제거’로, 그나마 희박한 확률로 존재할 광우병 감염소를 섭취함으로써 걸릴

수 있는 몇 안되는 미래의 인간광우병 감염자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피카소님의 글 21편에 관한 의견(댓글)은 ‘이곳’에 써주시기 바랍니다.

제공 : BRIC 소리마당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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