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01. 살우의 추억, 그리고 카니발리즘

02. 양과 소, 그들이 미쳐간 이유

03. 한국인 광우병 취약, 사실인가

04. 소고기 섭취량-나이와 vCJD

05.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6.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2

07.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3

08. vCJD 발생 전제조건1

09.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1

10.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11.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3

12.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13.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14. vCJD 발생 전제조건-에피소드

15. vCJD-SRM 30개월 의미1

16. vCJD-SRM 30개월 의미2

17. vCJD 전제조건-뇌조직 섭취

18. ‘달인’과 ‘박 대 박’

19.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1

20.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2

21.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3

 

<원제목> 인간광우병이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들 - 특정 부위 섭취(1)

2008-6-11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샤르코-마리-투스병 : 2500명 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운동 및 감각신경 이상 질환

윌슨씨병 : 3만 명~10만 명 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뇌에 구리가 축적되는 질환

코핀-로우리 증후군 : 5만 명~10만 명 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선천성 기형과 정신지체를 동반하는 질환

...위 질환들 중에 하나를 자신이 앓고 있다거나 가족, 혹은 주위 사람 중에서

앓고 있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2500명 당 1명 발생하는 샤르코-마리-투스병

그 빈도로 볼 때 비교적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평생 동안 주위에서 구경 한 번

하기 힘들다. 이것이 수의 마법, 아니 확률의 마법 같은 것일까? 마트에서 3만원

이상을 산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1명을 추첨해 상품을 준다고 해도 그 1명이 내가

되기는 쉽지 않다. 2500명 당 1명도 주변에서 구경하기 힘든데 10만 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윌슨씨병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요즘 들어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산발적으로 인구 100만 명 당 1명 발생하는 정말 희귀병이다. 아마 이번 사태가 있기

전까지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란 말을, 살면서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병에 걸려 죽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정도의 발병율을 보이는 질환으로 ‘진행성 골화성

섬유형성이상’(FOP)이라는 병이 있다. 인구 100만 명 당 0.6명의 발병율을

보이고 있는데 역시나 우리에게 너무 생소한 질환이다...

...‘인간광우병’이라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어떨까? 영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병한 해가 1999년인데 29명이 발병했다. 인구

200만 명 당 1명 꼴이다. 아예 발생하지 않은 2007년은 제외하고 2006년은 인구 2,000만

명 당 1명의 발병율이다. 좀 더 영역을 넓혀보자. 광우병에 대한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EU 5억 명, 미국 3억 명, 일본 1억 3천명, 총 9억 3천명 가운데

2006년 인간광우병 발생자를 9명으로 잡으면 1억 명 당 1명 꼴이다. 물론 2007년,

2008년은 이 비율보다 형편없이 떨어진다. 다시 돌아와서 2500명 당 1명 발생하는

이름도 생소한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1억 명 당 또는 그 이상에서 1명이 발생하고 있는 인간광우병, 샤르코-마리-투스병도

주위에서 보기 힘든데 그보다 4만배(1억/2500) 이상 더 희귀한 인간광우병을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마법은 어떤 마법일까?...

1. 대량의 오염된 조직의 유입

2. ‘종 간 장벽’의 붕괴

3. 재순환(recycling) - 특정 strain의 출현

4. 특정 부위 섭취

우리나라에서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하기 위한 조건

일단 우리나라에서 미국 소고기가 현 협상 조건으로 반입된다고 했을 때 어느

정도 규모의 환자군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물론 정확한 계산은 할 수 없지만 상당히

오래 전인 1996년 대한수의사회지에 위험도 분석(Risk Analysis)

개념을 도입하여 구체적으로 수입소고기의 안정성 문제와 국내에서 광우병 발생 가능성을

고찰해놓은 논문이 있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영국으로부터 1986년 6월 종모우 2두를 수입하여

축협 유우개량사업소에서 1989년까지 사육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성능불량으로

도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광우병이 한참 유행하던 시기에 들여온 영국소는

잠시 동안만 존재했던 것이고 육골분 사용량도 미미합니다. 영국처럼 스크래피가

유행하지도 않았고 재순환을 받아줄 만한 대규모 양떼도 없습니다. 30개월 미만 소의

도축 규정이라든가 SRM 제거, 교차오염 방지 등 광우병 예방을 위한 모든 사항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는데도 한국 소떼들에게서 광우병이 집단 발병하거나 인간광우병이

집단 발병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여러 사항들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인간광우병 뿐 아니라 소가 광우병에

걸리는 일도 매우 희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영국에서와 같이 특정

시기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마리의 소떼가 집단으로 감염되는 광우병의 유행이란 어느

나라에서건 다시금 재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런 광우병의 유행이 소들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간광우병의 유행도 다시 구경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생한다면 몇 명이나 발생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소 사육 규모가 216만 두 정도 된다고 하니 여기서 일단 100만 명

당 1명인 사람에게서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발병율을 소에게도 적용해보겠습니다. 그럼 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병에 걸리는

소가 2마리 탄생하게 됩니다. 실제 발생치는 아마 이보다도 훨씬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로 옆 나라인 일본의 경우 2001년 10월 18일에서 2007년 8월 4일까지 715만 9909마리의

소를 검사했는데 그 중 34마리가 광우병으로 진단받았고 그 중 순수한 일본 발생

예는 2마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여튼 되도록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숫자를 몰아가

볼 예정이니 1백만 두 당 하나씩 광우병이 발생한다고 칩시다.

미국이 현재 1억 두 가량을 사육하고 있다고 하니 연간 광우병 발생 소는 100마리가

되겠습니다(물론 이것도 조사된 예측 발병 수치보다 몇 배 높게 책정된 숫자입니다만).

이 100마리가 우연히, 또는 한민족을 말살하려는 미제의 악랄한 의도에 의해 도축과정에서

제외되지 않고 죄다 한국으로만 유통된다고 해 보겠습니다. 한국 자체 발병 2마리와

미국 발병 100마리 총 102마리 분의 소고기가 한국 시장에서 유통되게 됩니다.

영국이 특정소내장육(SBO, Specified Bovine Offal)

식용으로 금지시킨 1989년 이전에 식용으로 사용된 광우병 소가 40여 만 마리 정도로

추정됩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27여 만 마리의 소가 더 유통되긴 했지만 이 계산에서는

빼기로 하겠습니다. 극대화된 가능성을 보기 위함입니다. 당시 영국 인구를 5000만으로

잡고 처음 발견된 소를 기점으로 하여 5년 동안 광우병 소고기를 멋모르고 먹었다고

치겠습니다(실제로는 10년 정도 먹은 것으로 추정).

영국에서 5000만이 5년 동안 40만 마리의 광우병 소고기에 제한 없이 노출되었을

때 163명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늘려 잡아서 환자수를 200명으로 하기로

하고, 우리 인구도 얼추 5000만이 되니 향후 5년 동안 우리가 먹게 될 광우병 소를

510마리로 해서 비교해보면 되겠습니다(연간 102마리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므로).

물론 이게 무슨 돼먹지 않은 비교냐고 따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광우병

의심 소의 식용 도축이 금지되어 있고 월령별로 구분해서 SRM을 제거하고 있는데

당시 영국 상황은 아무 제한도 없는 상태였으니 단순 비교는 솔직히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광우병 위험도를 최대로 과장되게 잡아보기로 했으니 그냥 계산하겠습니다.

우리 국민 5000만이 5년 동안 약 500마리의 광우병 소고기에 노출될 경우, 40만

마리에 노출된 영국에 200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비율로 보면 500마리일 경우 약 0.25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5년에 0.25명 발생이니까 20년이 지나면 1명 정도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MM형 유전자가 영국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을

고려해서 넣는다고 하더라도 그 반대로 육식을 주로 하는 식습관에 따른 소비량 차이

등을 감안하면 거기에서 거기일 것입니다.

하여간 우리가 인간광우병 환자 1명을 구경하려면 최소한 얼추 20년 정도의 기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계산법은 광우병 소 숫자를 실제보다 늘려 잡고,

미국 광우병 소가 모두 한국에만 들어올 것이라는 우격다짐 식의 가정 등을 통해

과다 계상된 기간입니다. 지금 학자들은 다우너 식용 도축 금지와 SRM 제거로 90%

이상 인간광우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감안할

때 20년의 10배 정도인 200년에 1명 꼴로 인간광우병 환자를 구경할 수 있게 됩니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발생하는 변형프리온단백질 strain이

영국에서 탄생된, 사람에게 전염이 가능한, 독성이 강한 strain일지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런 계산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됩니다. 확률이 zero가 되기 때문입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 정도 되면 모두들 한마디씩 할 것 같습니다. 이게 뭐냐고 말입니다. 20년에서

200년 사이에 한 번 볼까말까한 병을 가지고, 1억 명 중에 1명 정도 발생하는 병을

가지고 지금 이 난리냐고 들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습니다.

방송을 통해 4형제 중 3형제가 전사하고 마지막 하나 남은 아들을 기다리는 라이언

부인의 모습이 알려진 이상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가는 다른 병사들이 죽을지도 모르는

다소 모순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구하러 떠나야 합니다.

지금 현재 OIE에서 광우병 통제국 기준을 정하고

소고기 도축 규정을 엄격히 하고 사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성격과 비슷합니다. 광우병보다도 훨씬 위험 확률이 높은

수많은 일들(놀이기구 타기, 비행기 타기, 떡 먹기 기타 등등)이 아무렇지 않게 다

수행되고 있지만 인류가 겪어보지 못했던, 그리고 주식거리인 소고기를 통해, 뇌에

구멍이 뚫려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는 특수성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져 대중의 과도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30개월이니 SRM이니 하는 규정들을 그거 조금이라도

안 지키면 닭 폐사하듯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광우병에 걸려 픽픽 쓰러지는 개념으로

봐야할 것이 아니라 20년에서 200년 사이에 한 번 볼까말까한 병, 1억 명 중에 1명

정도 발생하는 병인데 그 1명이라도 어떻게 구해보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조치들을 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통해 변형프리온단백질 소량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혼동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과 발생

가능성을 섞어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위험하지만 발생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습니다. 위험하지 않지만 발생 가능성이 다분할 수도 있습니다. 악어는 위험합니다.

하지만 지금 집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악어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도심 한가운데 살면서 악어가 나타나 나를 물어 죽일 가능성을 항상 걱정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밀림 지역이나 아프리카에 갔을 때 걱정해도

충분합니다. 혹 상상력이 매우 뛰어나 엘리게이터와 같은 상황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인간광우병이란 매우 위험하지만 발생 가능성은 희박한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주의를 해야할 만큼 충분히

위험하지만 현 시스템에서 발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다음에는

그러면 어떤 때 그런 희박한 위험에 처하게 되는지, 그 중에서도 소의 어떤 부위를

얼마만큼 먹어야 그 위험에 노출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카소님의 글 21편에 관한 의견(댓글)은 ‘이곳’에 써주시기 바랍니다.

제공 : BRIC 소리마당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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