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혼자 움찔? 다리보다 심장이 위험하다
고혈압·심장병 위험 높여
다리는 신체활동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운동할 때는 특히 하체가 중요하다.
다리를 쓰는 축구선수는 물론이고, 팔을 주로 쓰는 야구나 골프 등의 선수들도 튼튼한 하체를 가져야 운동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다리가 떨리고 심지어는 저절로 움직이는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있다. 누어있을 때 다리가 ‘근질근질한 느낌’, ‘물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 ‘전류가 흐르는 느낌’ 등이 나타나며 수면 중 더욱 심해지는 병이다.
신체운동을 통제하는 신경세포 도파민 전달체계의 이상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임신, 당뇨, 알코올중독, 심한 다이어트, 철분 부족으로 생길 수 있다.
중년에서 10명 가운데 1명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환자의 3분의 2는 여성이다. 그런데 이런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고혈압과 심장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치앙 가오 교수 연구팀은 미국 간호사건강연구에 수집된 의료 기록을 다시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하지불안증후군을 경험한 여성들이 고혈압 증상을 나타낼 확률은 일반 여성에 비해 41%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후군을 더 자주, 더 심하게 경험한 여성일수록 혈압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불안증후군이 혈압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면 부족 때문이다.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다리 떨림 증상 때문에 잠을 설친다. 연구팀은 “잠을 푹 자면 혈압이 20%가량 떨어진다”면서 “반대로 잠을 설치거나 근심 걱정이 많은 경우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상당수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숨어 있는 신호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메이요병원 아샤드 자한기르 박사 연구팀은 하지불안증 진단을 받은 500여명의 심장 두께를 측정하고 밤에 자는 모습을 모니터링했다. 그리고 3년 후 그들을 다시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의 4분의 1이 심각하게 심장이 두꺼워졌으며 심장병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하지불안증이 심장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목욕과 마사지 △냉·온팩 △요가나 명상 같은 이완요법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수면습관 등이 도움을 주며 카페인이 들어간 식음료나 담배, 술 등은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