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직원, 디오반 효능 조작 관여 탄로
최근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 직원이 일본의 저명한 심장병 전문의 마쓰바라 히로아키 교수의 임상 데이터 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의학정보사이트 ‘The Heart Org’는 지난 19일 보도했다.
미국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학회가 발행하는 3개 저널(Circulation, Circulation Research, Hypertension)에 실린 마쓰바라 교수의 논문(5편)이 임상 데이터와 이미지의 조작과 관련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해 왔다.
유럽심장학회지(EHJ)는 마쓰바라 교수가 유럽심장학회(2009년) 회의에서 발표하고 이 저널에 게재한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성분명: 발사르탄)의 ‘시판 후 연구’ 등의 논문을 이미 철회한 바 있다. 이어 AHA도 논란 끝에 여러 저널에 실린 마쓰바라 교수의 논문들을 지난 5월에 취소키로 결정했다.
마쓰바라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한 이같은 우려는 일본 내에서도 증폭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교토 부립의과대학(KPUM)측과 일본 후생노동성이 마쓰바라 교수의 ‘교토 심장 연구(Kyoto Heart Study)' 자료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불완전한 환자 자료를 인용해 혈압약인 ‘디오반’이 혈압강하와 관련 없는 기전으로 다른 심혈관 질환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KPUM은 “이 논문이 온전한 환자 자료를 사용했다면 다른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또 데이터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디오반이 다른 혈압약에 비해 뇌졸중, 협심증 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진의 결론에는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더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2명의 노바티스 직원이 ‘교토 심장 연구’와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하 IIT)인 ‘지케이 심장 연구(Jikei Heart Study)’의 실행과 분석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은 그럼에도 논문 출판과 발표에 연구 참여자로 공식 참여하지 않아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 이들 직원은 현재 노바티스를 퇴사한 상태이다.
노바티스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제3의 기관에 의해 지난 4월부터 조사에 착수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노바티스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 사이 일본에서 디오반(성분명:발사르탄) IIT가 시작될 무렵, IIT의 이해충돌(COI) 관련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제약회사의 직원들이 어느 선까지 IIT에 관여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업계 전반에 걸쳐 COI 가이드라인이 자리를 잡았으며, 모든 노바티스의 일본 직원들은 이를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