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사증후군 10년새 2배 급증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팀 연구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지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와 미국 테네시대학 리구오리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12~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사증후군에 대한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은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점차 감소했지만, 한국 청소년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청소년의 경우 1998년 4.0%였던 대사증후군이 2007년에는 7.8%로 증가한 반면, 미국 청소년은 1998~1994년 7.3%에서 2003~2006년 6.5%로 감소했다. 한국은 청소년층에서 매년 0.4%씩 대사증후군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매년 2만 2000여명의 청소년이 새롭게 대사증후군에 걸리는 셈이다.
대사증후군은 과거에는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X 증후군으로 불렸다. 그러나 연구가 계속되면서 포도당을 분해 해 간, 근육 등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뇌졸중, 심근경색 등 각종 성인병이 한 사람에게 동시 다발적으로 발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가 40㎎/㎗이하이면서 혈압(130/85㎜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이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이다. 청소년기에 대사증후군에 해당되면 젊은 나이에도 당뇨병, 고지혈증 및 심혈관 질병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치명적인 합병증이 동반되어 장기간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증가 원인으로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사 습관과 교통수단의 발달, 방과 후 과도한 학업생활, 인터넷·스마트폰의 보급 등에 따른 신체 활동량 감소를 꼽았다. 임수 교수는 “학교와 가정에서 저지방, 저칼로리 식사를 제공하고 체육시간을 늘리고, 방과 후 자율적으로 신체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과학(Pediatrics)’ 저널 2013년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