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신부의 복병 등여드름 다스리기
연고로 치료 안되면 약물복용 고려해야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걱정이에요. 올 추석에 인사 드리고 나면 곧 결혼인데
등이 패인 웨딩드레스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여요.”
10월 말 결혼을 앞둔 신경선(28) 씨는 웨딩드레스를 고르려고 웨딩샵에 들렸다가
충격을 받았다. 혼자 사느라 등 여드름 자국이 그렇게 심한 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등은 손도 닿지 않고 볼 수도 없지만 얼굴 못지않게 피지가 많이 나오는 부위.
그만큼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는 의미이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얼굴 여드름이 심한 사람은 등 여드름도 잘
생길 수 있다”며 “등은 색소침착이 일어나면 얼굴보다 천천히 없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자국은 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등에 난 여드름은 누가 약을 발라주지 않는 이상 혼자서는 절대로 약을 바를 수
없고 오직 먹는 약에만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치료 효과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같이 썼을 때 더 좋다.
최소 3개월은 꾸준히 치료해야
등 여드름은 얼굴 여드름보다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치료에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대략 3개월 이상은 꾸준하게 치료 받아야 한다.
여드름은 한 두 번 약을 바른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증세가 경미한 여드름은 연고를
바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2~4주 정도 약을 발랐는데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여드름 치료제를 먹기 전에 혈액 검사를 받아 간기능이 정상인지 체크해 봐야
한다. 장기간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도 있고 치료제 대부분이 항생제 성분이기 때문이다.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비타민 A 제제의 경우 4~6개월은 꾸준히 먹어야
한다.
고 교수는 “약을 먹은 후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섣불리 복용을 중단하다가는
자칫 내성균만 생길 수 있으므로 약을 바꾸고 싶다면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 치료 방법으로 개원가에서 홍보하는 것 중 PDT와 IPL이라는 치료법이 있다.
PDT는 광역동치료라고 해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질을 피부에 바르거나 주입한
후 빛을 쬐면 강한 화학반응을 일으켜 문제가 되는 부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원래 피부암 치료를 위한 방법이고 여드름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된 치료법은 아니다.
IPL은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동시에 피부에 쏘는 치료법이다. 고주연 교수는
“여드름이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붉게 될 때 여드름을 치료하면서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일 뿐 여드름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빛과 함께
나오는 열이 피부 밑으로 전달돼 세균을 죽이고 염증을 없앤다는 얘기는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유독 등에만 여드름 있다면 모낭염 의심해야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들은 등의 땀 배출이 잘 안되고 바깥
활동으로 등에는 자신도 모르게 항상 땀이 나기 때문에 피부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얼굴에는 없는데 유독 등에만 여드름이 생겼다면 이는 생김새가 비슷한
모낭염일 수 있다.
특히 여드름이 없는 사람이 술을 마신 후 여드름이 생겼다면 십중팔구 모낭염이다.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켜 염증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술에 취한 채로 씻지도
않고 그냥 잠자리에 든 다면 얼굴에 그대로 남은 노폐물 때문에 여드름이나 모낭염이
심해질 수 있다.
모낭염과 함께 여드름으로 착각할 수 있는 것이 ‘여드름모양발진’이다. 가장
큰 차이는 피지 덩어리인 ‘면포’의 유무. 면포가 있으면 여드름이고 없으면 발진이다.
여드름모양발진은 약이나 호르몬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이들 질환은 피지 분비를 줄이는 여드름 치료와는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혼자 결정해서 짜지 말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증상은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함부로 혼자 치료 방법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제대로만 치료받으면 치료 효과는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