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 넘치면 부인 “괴로워”
남편이 이성관계 계속 추구해 가정불화 일으켜
침 속의 남성 호르몬 정도를 측정하면 그 남자가 가정생활에 얼마나 충실할지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이성관계를 계속 추구하면서 가정생활에 소홀하기 쉽다는 것이다.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인류학과의 알렉상드라 알베르뉴 교수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시골마을에 들어가 일부다처 남편 21명, 일부일처 남편 32명, 자녀가 없는 미혼 남성
28명의 침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그리고 이들이 가족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지, 즉 가족에 대한 충실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편은 그렇지 않은 남편보다 아내와 자식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비율이 낮았다. 이들은 다른 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간통, 부부갈등 빈도도 높았다.
50세 이하 남편 중에서 부인을 여럿 둔 일부다처제 남편은 부인을 하나 둔 일부일처제
남편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평균적으로 높았다.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이 많을수록
일부다처제를 추구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부인이 몇 명이든 기혼 남자는 전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미혼남보다 낮았으며,
특히 아기가 있고 그 아기를 일부 시간이라도 돌봐야 하는 남편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다.
연구진은 “결혼해 일단 아기가 생기고 이 아기를 돌보는 의무를 갖는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인류학자 피터 엘리슨 교수는 “이 연구는 테스토스테론이
결혼, 양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하나 더 추가했다”며 “자녀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메커니즘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자녀를 돌보는 행동이 자연적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를 줄이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호르몬 및 행동(Hormones and Behavior)’ 7월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방송 ABC 뉴스 인터넷판 등이 2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