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튕기는’ 여자가 좋은 남자 고른다
시간 끌수록 여자에 유리해지는 사랑의 공식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은 ‘밀고 당기기’에 능하다고 한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당기기’보다는 ‘밀기’가 연애 성공의 공식이라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학과 워릭대학, 영국정치경제대학 연구진은 남녀가 연애할 때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유리한지를 수학적 방법으로 점검했다.
실험은 젊은 여성과 남성을 대상으로 하되 점수를 주는 방식에는 남녀 차이를
뒀다. 남자는 상대 여성과 성행위를 하면 무조건 점수를 딴다. 성행위 뒤에도 상대
여자와 계속 사귀는 ‘좋은 남자’가 되면 더 큰 점수를 받는다.
반면 여자는 상대 남자와 성행위를 해도 점수를 받지 못한다. 성행위 뒤에도 남자가
계속 연인 관계를 유지해 ‘좋은 남자’임이 증명돼야만 점수를 받았다. 반대로 성행위
뒤 남자가 떠나 ‘나쁜 남자’를 고른 것으로 드러난 여자는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성행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성행위 뒤 남자가 여자를 계속 사랑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점수를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실험 결과, 여성의 경우 연애 기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종합 득점 숫자가 확연히
갈렸다. 시간을 오래 끄는 여성일수록 좋은 남자를 잡아 고득점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남자’를 잡은 여자는 거의 항상 데이트 관계를 오래 유지하면서 최대한
성행위 시점을 뒤로 미뤘다. 반면 ‘나쁜 남자’를 골라 벌점을 받은 여자는 대개
초기에 성행위를 허락했다.
워릭대 의대 피터 소주 박사는 “연애할 때 여성의 승부수는 상대 남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겉모습만으로는
남자의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나쁜 남자’를 걸러내려 잠자리를 최대한
미루면서도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여자가 좋은 남자를 차지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런던대 수학과 로버트 시모어 교수 역시 “나쁜 남자는 성행위 없는 데이트를
계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찍 잠자리를 허용하는 여자는 나쁜 남자를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구애 과정에서 수컷은 당기고 암컷은 미는 양상은 암컷이 수태와 양육을 책임지는
거의 모든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수컷이 성행위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고 사라지면 그만인 반면, 암컷은 ‘성행위 이후’의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처럼 자녀의 생존과 양육에 남자의 공헌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관계에선 좋은 남자를 고르느냐, 나쁜 남자를 고르느냐가 여자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소주 박사는 “아예 성행위라는 것을 안 하겠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여자가
남자를 만날 때는 너무 빨리 허락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무한정 미룰 수도 없는
딜레마에 기본적으로 빠지게 된다”며 “이 딜레마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자는
성행위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전략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이론 생물학 저널(Journal of Theoretical Biology)’
1월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