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위주로 먹는데 피가 탁한 이유.. ‘혈액 청소’ 법은?
혈액, 혈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에 다른 물질이 섞여 맑지 않으면 ‘탁하다’는 말을 한다. 의학적으로 얘기하면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지방질 성분이 많은 것이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를 고지혈증, 여기에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까지 감소했다면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부른다. 모두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 혈관이 막히는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 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 채식 위주 식사 하는데... 콜레스테롤 높은 이유가?
콜레스테롤을 얘기할 때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데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왜 그럴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우리 몸속의 콜레스테롤은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간에서 생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도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이 생합성되거나, 몸속에서 콜레스테롤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지 못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 고기 안 먹어도... 라면, 과자 즐기는 경우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포화 지방산이나 트랜스 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라면, 과자, 빵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포화지방이 포함되어 있다. 가공식품의 포장에는 유통기한이나 원산지, 원재료 등에 관한 정보 외에도 중요한 정보가 적혀 있다. 바로 영양표시다.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 등의 함량과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표시돼 있다. 건강을 위해 반드시 영양소 구성표를 살펴보고 먹을 것을 선택해야 한다.
◆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많으면... 기름진 음식, 고기 피해야 하나?
혈액 콜레스테롤의 상당 부분은 간에서 생합성되고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환자라고 해서 기름진 음식, 고기 등의 섭취를 절대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지나친 열량을 섭취한다는 측면에서 피해야 하지만, 일정량의 지방 섭취는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또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도 적정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고기도 먹어야 한다. 지방이 적은 살코기를 먹거나 고기 대신 꽁치,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닭가슴살 등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탄수화물 음식 적게 먹고 가공식품 줄여야
국수, 빵, 밥 등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혈액 속의 중성 지방을 줄이는데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케톤체가 증가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주고 뇌로 가는 포도당의 감소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포화지방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와 버터 등 동물성 지방에 많지만,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만든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에도 들어 있다. 포화지방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늘리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예방-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줄여야 한다. 빵, 과자 등에는 트랜스 지방이 많은 제품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빼놓을 수 없는 운동... 빨리 걷기가 안전
규칙적인 운동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몸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고 살도 빼준다. 이상지질혈증 예방-관리에 효과를 내 심장병, 뇌졸중을 막아 사망률을 낮추어 준다. 혈압도 떨어지고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빨리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씩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걷기-달리기 번갈아 하기,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줄넘기, 테니스 등 각자의 형편에 맞게 선택한다. 빨리 걷기가 가장 쉽고 비용이 들지 않으며 비교적 안전하다. 걷기 중 비탈길이나 계단을 오르면 근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 고지혈증약 중도에 끊지 말고 오래 복용해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면 이제 약을 끊어도 될까?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중도에 끊지 말고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 때 조절목표에 도달했다고 지레짐작해 약을 끊으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약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먹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고지혈증 약은 오래 복용해도 중독되는 일은 없고 내성이 생기지도 않는다”면서 “당뇨병약 등 여러 약을 먹더라도 고지혈증약도 꼭 복용해 안전한 수치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