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 병원보다 샴푸 의존…만족도 낮아
젊은 탈모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다수는 의학적 치료보다 샴푸 등 제품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3만 명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4%가 20~30대였다 .
탈모는 그 자체로 건강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 스트레스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탈모로 병원 방문, 4명 중 1명 불과
대한모발학회가 20~40대 탈모 환자 3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은 탈모를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병원 방문을 통해 의학적 치료를 받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화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9%(313명)가 탈모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문 경험은 26.9%(105명)에 그쳤다. 탈모를 질환으로 인식하지만, 치료로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탈모 극복을 위해 가장 많이 시도한 방법은 샴푸 및 앰플 사용(66.4%)으로 나타났고, 영양제 복용(40.7%), 두피 마사지(37.9%), 식품 섭취(36.1%) 등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두피 제품 중에는 샴푸가 71.2%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제품이었고, 두피 및 모발 영양제(15.3%), 육모제/발모제(5.7%), 앰플/토닉(4.2%) 순으로 많이 사용됐다. 대한모발학회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탈모 진행 지연이나 발모와 같은 개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다수의 환자들이 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제품에 대해 '만족했다(매우 만족+만족)'는 응답은 24.9%에 그쳐, 의존율에 비해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의 주요 원인, 스트레스 지목
탈모증은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가장 흔한 탈모 유형인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소인과 남성 호르몬, 나이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외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혈액 순환 장애 등은 부수적으로 작용해 이미 진행된 탈모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탈모의 주된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스트레스로 답한 응답자는 175명이었다.
탈모나 탈모 치료에 대한 정보는 의료진 상담보다는 포털사이트(189명), 주변인(167명), TV 건강 프로그램(128명), 유튜브(120명) 등을 통해 얻는 경향을 보였다.
대한모발학회 최광성 회장(인하대병원 피부과 교수)은 "젊은 탈모 환자들이 늘면서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비의학적 치료를 시도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나이가 어릴수록 탈모 개선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탈모 증상이 보인다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