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30년 마이클 J 폭스, "파킨슨병은 나에게 선물"
파킨슨병 투병 30년... 병 악화에도 긍정적 에너지 알려
헐리우드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30년이 넘는 파킨슨병 투병 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감사와 웃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투병 경험을 전했다.
폭스는 1985~1990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영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주연을 맡으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영화의 3편이 개봉한 지 1년만인 1991년, 30세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1961년생인 폭스의 현재 나이는 61살이다.
폭스가 앓은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 생기는 병이지만, 드물게 약물 과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어 빠른 발견으로 진행을 늦출 수밖에 없다.
파킨슨병이 생기면 환자는 손발의 떨림, 몸의 경직, 불안정한 걸음걸이나 자세, 느린 동작 등의운동 능력 저하 증상 등을 겪게 된다. 무기력증과 우울감이 생길 수도 있다. 도파민은 몸의 운동 능력이나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 파킨슨 병 환자는 2017년 11만5679명에서 2021년 13만1548명으로 4년 동안 약 13%가 증가했지만, 폭스처럼 30대에 발병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폭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파킨슨 병으로 인해 몸의 떨림, 어눌한 말투, 근육의 경직과 뒤틀림, 경련 등의 증상이 갈수록 심해지며 낙상으로 인한 골절도 잦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받은 척추 양성 종양 수술의 후유증을 털어놓으며 "80살까지는 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스는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는 “파킨슨병은 누군가에게는 살아있는 지옥이고 악몽이지만, 나에게는 계속 가져가야 하는 선물”이라며 “감사할 일을 찾을 수 있다면 여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는 2000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고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17억 5000만 달러 이상이 모였으며, 이는 파킨슨병에 자금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중 세계 최대 규모다. 폭스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아카데미로부터 ‘명예 오스카’ 상을 수상했다.
폭스의 배우 인생과 파킨슨병 투병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여전히, 그리고 언제나(영문 제목 Still)»가 애플 TV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에서 그는 자신을 알아본 팬과 인사하다 길에 넘어지자 “당신이 나를 넘어뜨렸다”고 농담을 건네는 등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투병 생활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
폭스는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감사와 낙관주의가 이어질 수 있다”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내 삶이 ‘매혹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한국인만 가진 파킨슨병 유전자 있다고?(https://kormedi.com/158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