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법학교 가면 어떤 기숙사에 배정될까
머글(소설 해리포터에서 ‘보통 인간’을 칭하는 말)은 마법을 쓸 수 없지만 마법학교에 다닌다는 상상을 해볼 자유는 있다. 해리포터가 다닌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다닌다면 어떤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까. 성격에 따라 기숙사 배정을 한다는 소설 속 설정처럼 개인의 성격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상의 기숙사 배정과 실제 성격 사이에 상당 부분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총 4개의 기숙사 중 한 곳에 배정받게 된다. 용기 있고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학생은 그리핀도르(Gryffindor), 공정하고 상냥한 학생은 후플푸프(Hufflepuff), 위트 있고 영리한 학생은 래번클로(Ravenclaw), 야망 있고 약삭빠른 학생은 슬리데린(Slytherin)으로 배정 받는다.
해리포터 작가 J.K.롤링은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웹사이트 ‘포터모어’를 열고, 이 곳에서 가상으로 기숙사 배정을 받을 수 있는 성격 테스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를 비롯한 공통연구팀이 이 성격 테스트와 참가자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실제 성격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성격 테스트를 본 132명의 해리포터 팬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추가 검사는 ‘5가지 주요 성격’을 파악하는 검사다. 심리학계의 성격이론을 바탕으로 ‘신경증적 성질, 외향성, 친절성, 성실성, 개방성’을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를 보도록 했다. 이 성격 검사는 인지적 욕구, 소속 욕구 등을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또 ‘어둠의 3요소(Dark Triad)’에 해당하는 특징을 보이는지도 살펴보았다. 어둠의 3요소는 ‘자기도취증, 반사회적 성향, 냉소적 성향’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의 성격은 해리포터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통해 나타난 성격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후플푸프로 배정받았던 사람들은 ‘친절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래번클로에 속했던 사람들은 인지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슬리데린에 속한 사람들은 어둠의 3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유일하게 예외적인 기숙사는 그리핀도르였다. 이 기숙사로 배정된 사람들은 외향성과 개방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긴 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특징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사람의 성격이 특정 기숙사로 정확하게 배정될 만큼 단조롭지 않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팬이라면 해리 역시 슬리데린으로 배정 받을 뻔하다가 결국 그리핀도르로 배정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단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성격과 개인차 저널(Journal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에 돌아오는 가을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