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질환 있으면 고혈압 위험 2배 높아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잇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고혈압 위험이 두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주염은 치아를 제자리에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잇몸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진행성 염증, 치조골 소실 및 치아 소실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치주염과 고혈압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힌 연구는 이전에도 여럿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었다.

영국 UCL 이스트맨 치과 연구소(Eastman Dental Institute)가 스페인 UIC(Universitat Internacional de Catalunya) 치의학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중증 치주염을 앓고 있는 성인 250명과 심각한 잇몸 질환이 없는 대조군 250명을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는 모두 잇몸 질환 외에는 건강했으며 어떤 만성 질환도 앓고 있지 않았다. 평균 연령은 35세, 여성 비율은 52.6%였다.

연구진은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잇몸질환의 심각도를 세부적으로 측정하는 등 종합적인 치주검사를 실시했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혈압을 세 번 측정했다. 또한 공복 혈액샘플을 채취해 체내 염증 증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백혈구와 hsCRP(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수치가 얼마나 높은지 분석했다. 이에 더해 교란변수로써 심혈관질환 가족력, 연령, 체질량지수, 성별, 흡연 여부, 신체 활동 수준 등 여러 추가적인 정보를 살폈다.

잇몸 염증, 치주염 등 혈압에 영향 미쳐

그 결과, 연구진은 일반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인과 무관하게, 잇몸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이 고혈압 발병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잇몸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잇몸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수축기 혈압(최고혈압) 수치가 140 mm Hg 이상으로 높을 확률이 각각 14%와 7%로, 잇몸질환자에서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2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활동성 잇몸염증이 있으면 수축기혈압이 더 높았으며, 치주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대조군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포도당, hsCRP, 백혈구 수치가 높았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수치가 낮았다. 잇몸질환 환자의 약 50%, 대조군 중 42%가 고혈압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혈압 수치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치주균이 잇몸을 손상시키고, 고혈압 등 전신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염증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잇몸질환과 혈압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고혈압 발병 훨씬 전에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걱정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 진단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치과전문가가 1차 의료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고혈압검사를, 의료전문가가 치주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치주질환검사를 통합하여 실시하면 두 가지 질환 모두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면에서 더 나아질 수 있어 구강건강을 개선하고 고혈압과 그 합병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복부비만, 염분 섭취량, 항염증 약물 복용, 호르몬 치료, 스트레스 등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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