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수면 짧을수록 체온 높아(연구)

렘 수면, 자동온도조절장치와 비슷하게 뇌의 히터 역할

숙면을 취하는 여성
미국 연구진은 체온이 높을수록 렘 수면 시간이 짧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 시간이 동물의 신체 온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UCLA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높으면 렘 수면 시간이 짧았다.

렘 수면은 잠든 지 약 90분 후에 처음 발생한다. 잠든 상태에서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 안구 운동이 관찰된다. 뇌파 활동은 깨어 있을 때에 가깝다. 호흡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며, 심박수와 혈압은 거의 깨어 있는 수준까지 높아진다.

대부분의 꿈은 렘 수면 중 꾸게 되지만 일부는 비렘수면 중 일어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 시간 중 렘 수면에 소비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새로운 연구는 이전에 관찰되지 않았던 체온과 뇌, 렘 수면 사이의 관계를 시사한다. 연구에 의하면 체온이 낮은 항온동물 그룹은 렘 수면 시간이 긴 반면, 체온이 높은 동물 집단은 렘 수면 시간이 짧았다.

UCLA 신경과학 및 인간행동연구소의 수면연구센터를 이끄는 제롬 시겔 교수는 “렘 수면이 ‘자동온도조절장치로 조절되는 뇌의 히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항온동물 그룹 중 새들은 41°C로 체온이 가장 높다. 새들은 하루 0.7시간, 가장 적게 렘 수면을 취한다. 인간과 기타 태반이 있는 포유류(37°C)는 약 2시간 렘 수면을 한다. 한편 유대류(원시적인 태생 포유류로 발육이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난 새끼를 캥거루처럼 육아낭() 넣어서 기른다)의 신체 온도는 35°C이고, 4.4시간 렘 수면을 취한다. 단공류(31°C• 원시적 난생 동물로항문과 생식기가 한데 합쳐 있으며 오리너구리처럼 배에는 젖샘이 있어 젖으로 새끼를 기른다)의 렘 수면 시간은 7.5시간에 이른다.

비렘수면에서는 뇌의 온도가 내려갔다가, 일반적으로 비렘수면에 이어지는 렘수면에서 올라간다. 시겔 교수는 “이러한 패턴은 항온 포유류가 비렘수면 상태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뇌의 온도가 너무 내려가서 위협에 반응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의 렘수면의 양은 다른 항온 동물에 비해 많지도 적지도 않다”면서 “이는 학습이나 정서조절에서 렘수면의 역할을 시사하는 일부 대중적인 견해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학술지 ‘란셋 신경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Sleep function: an evolutionary perspective’.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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