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의 당 흡수력 높이는 새 당뇨 치료법 나온다

포도당을 50% 더 많이 흡수하도록 변형시킨 근육조직 이식법

정상보다 훨씬 더 많은 포도당을 흡수할 수 있게 근육을 유전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근육이 당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발표됐다. 19~2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당뇨병연구협회(EASD) 연례 회의에서 소개된 이스라엘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근육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 외에도 혈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의 연료가 포도당이기 때문에 혈액에서 포도당을 끌어다 쓰면 결과적으로 혈당이 낮아진다. 테크니온이스라엘공대의 하깃 소예트-스모일로프스키 연구원은 “골격근 조직은 질량으로 따졌을 때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조직이고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혈액 내 상당한 양의 포도당을 가져다 쓰기에 체내 혈당수치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는 포도당 항상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그러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 과정이 효과가 없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슐린 호르몬은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는 것을 돕는데 제2형 당뇨병은 세포가 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하기에 근육이 포도당을 가져다 쓰기에 힘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운동은 근육의 포도당 소비를 가져온다. 그래서 당뇨병에 권장되는 첫 번째 옵션이 운동이다. 그럼에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심지어 매일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하는 사람이 많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정상보다 훨씬 더 많은 포도당을 흡수할 수 있게 근육을 유전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를 쥐의 근육 세포에 적용한 동물시험으로 그 효과가 검증됐고 인간 근육세포대상의 연구도 시작됐다.

기본 개념은 당뇨병 환자에게 조직을 주입해 혈액에서 포도당을 뽑아내고 혈당을 조절하는 근육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 치료법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언젠가는 인슐린 주사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쇼예트-스모일로프스키 연구원은 말했다.

여기서 핵심은 포도당수송단백체 4형(GLUT4)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 단백체는 인슐린에 의해 활성화되면 세포가 당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구진은 더 많은 GLUT4를 생산할 수 있게 인간의 근육세포를 변형시켰다.

이렇게 변형된 근육세포는 일반 근육과 동일한데 형광측정기로 포도당 분자를 측정한 결과 새로운 근육조직이 정상 근육 조직보다 50% 더 많은 당분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쇼예트-스모일로프스키 연구원은 밝혔다. 그 조직을 당뇨병 쥐에게 이식하자 해당 쥐의 혈당이 약 한 달 만에 20%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술을 통한 이식 말고 주사기로 해당 근육조직을 주입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운동을 하지 않고도 운동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뇨병이 아닌 다른 질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다발성경화증, 근디스트로피, 신경근장애 같은 근육 질환이나 운동능력이 제한된 사람과 노인의 근육량을 늘이는 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쇼예트-스모일로프스키 연구원은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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