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손주 못 본 조부모, 삶의 질 ‘뚝’ ↓

돌봄 중단하면서 삶의 만족도와 정신건강의 질 낮아져

조부모의 22%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손자손녀 돌봄에 대한 참여가 대부분 줄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팬데믹 동안 손주 돌보는 일을 그만 두었던 조부모는 손주를 계속 돌보는 조부모에 비해 우울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자손녀와 보내는 시간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삶의 만족도와 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연구팀이 15세 미만 손주가 있는 50세 이상 조부모 2468명의 데이터를 영국 노화종적연구(ELSA)에서 조사한 결과다.

연구에 의하면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조부모 중 52%가 손자를 돌봤다. 팬데믹 발생 첫 해 영국 정부는 노인들에게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을 삼가하라고  권했다. 여기에는 손자손녀와 젊은 사람들을 멀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 영향 탓인지 조부모의 22%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손자손녀 돌봄에 대한 참여가 대부분 줄었다고 보고했다. 약 10%는 팬데믹 발생 후 첫 9개월 동안 손주를 돌보는 것을 완전히 중단했다.

팬데믹 첫 9개월 동안 손자 손녀를 돌보는 것을 중단한 조부모 중 3분의 1 이상(34.3%)이 손주를 계속 돌보는 조부모에 비해 슬픔, 수면장애 등 높은 수준의 우울 증상을 보고했다. 동시에 이들은 더 낮은 삶의 만족도와 질을 보고했다.

주 저자인 조르지오 디 게사 박사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손자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조부모들이 이에 대해 좌절하고 괴로워하면서 정신건강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자손녀를 돌보는 것은 조부모에게 정서적 만족과 자신이 유용하며 능력이 있다는 느낌을 제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이러한 가족 활동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가치감과 애착을 줄 수 있으며, 따라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대 간 관계와 긍정적인 정서적 교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저자인 브루노 아르피노 박사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정책이 정신 건강과 웰빙에 더 큰 위험을 초래했다는 것은 이전 연구에서도 알고 있다”면서 “가정생활에서 조부모의 중요한 역할과, 손자 돌봄의 잠재적 건강상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부모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발레리아 보르도네 박사는 “신체적 거리두기 정책이 코로나19 변이로부터 더 높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핵심 전략으로 남아있다면, 가족과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의 상실로 고통받을 수 있는 노인들의 정신 건강과 요구를 해결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노인학 저널: 시리즈 B》에 게재되었다. 원제는 ‘Changes in Grandparental Childcare During the Pandemic and Mental Health: Evidence From England’.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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