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인줄 알았던 인체내 미생물이 난치병을 치료한다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신약 1호 출현 임박속 국내 기업도 활발한 연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인체내 미생물로만 인식돼 온 마이크로바이옴이 난치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정체’나 ‘미생물 자체’를 일컫는 용어이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수보다 두배 이상 많고 유전자수는 100배 이상 많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에서 해로운 균의 침입을 막는 등 면역체계를 형성하고, 몸속 신진대사 활동에 관여하는 효소와 항산화제를 만들기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및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계를 바꾸게 될 세 가지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매 치료제, 면역항암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소화기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병, 파킨슨병, 자폐증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백신 및 관련 생물학제제 자문위원회(VRBPAC)는 리바이오틱스(Rebiotix)의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 감염(CDI) 치료제 후보물질 ‘레비요타'(RBX2660)’에 대해 허가 승인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1호 탄생을 기대되고 있다.

RBX2660은 항생제 치료 후 재발성 CDI를 줄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CDI는 항생제 장기 투약 등으로 나타나는 약물 내성 감염 질환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긴다.

미국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업체 세레스 테라퓨틱스도 개발중인 CDI 치료제 후보물질 ‘SER-109’의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이들 외에 미국 기업인 AO바이옴(AO Biome)도 B-244 파이프라인에서 피부질환은 임상 3상까지 신경계질환은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오젤(Osel)은 LACTIN-V 파이프라인에서 비뇨생식계질환인 요로감에 대한 임상 3상, 스웨덴의 옥스테라(OxThera)는 Oxabact 파이프라인에서 비뇨생식계질환인 원발성 과옥살산뇨증에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도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서울대 고광표 교수가 설립한 ‘고바이오랩’으로, ‘KB697’에 대해 건선·대장암 대상 각각 미국 임상 2상·2a상을 진행 중이다. 또 고바이오랩은 KBLP-001에 대해 건선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호주 임상 2상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담도암 치료를 위해 자사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와 다국적제약사 MSD(머크앤컴퍼니)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임상2상을 추진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4일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하고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신약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기존에 보유한 제약 관련 자원과 작년 10월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기업인 천랩을 통합한 자회사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5년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파이프라인 10건과 기술수출 2건을 확보해 세계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7월 22일 종근당바이오는 연세대학교 의료원 산학협력단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임상연구센터 설립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에 따라 종근당바이오는 9월 세브란스병원 내에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임상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염증성 장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호흡기 감염질환 등 치료제 개발 수요가 높은 적응증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오픈콜라보레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9월 15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했다. 유한양행은 에이투젠의 지분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과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외에도 한국콜마홀딩스, 팜젠사이언스 등도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진출했다. 일부 바이오벤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치료제 개발보다는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 관심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효능 및 상업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중도 포기하는 제약사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기업중 ‘세계 10대 제약사’로 꼽히는 일본 다케다제약은 미국 바이오기업 핀치테라퓨틱스와 협력을 11월 17일자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핀치테라퓨틱스에서 가져왔던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FIN-524와 크론병 치료제 FIN-525의 전세계 개발·상업화 권리를 반환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투자한 4400만달러를 날리게 됐다.

핀치테라퓨틱스로주터 이전받은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의 효능과 개발 후 상업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내려진 결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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