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과한 음복, 당뇨환자 저혈당 초래

추석 음복할 때 한두 잔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면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추석 차례상에 제주가 빠질 수 없다. 후손들은 차례 뒤 둘러앉아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음복한다. 이 정겨운 명절 풍경에서 당뇨병 환자들은 빠져야 할까. 그럴 필요까진 없다. 전문의들도 한두 잔 정도는 괜찮다고 말한다.

 

문제는 과음이다. 한두 잔을 넘어서면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진다. 알코올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저혈당이 생기면 오히려 탄수화물인 당분을 섭취해 혈당을 높여야 한다. 당뇨병이 고혈당의 문제라면, 저혈당은 당뇨병의 흔한 합병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혈당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하다. 안절부절못하고, 지나친 허기, 두통, 식은땀, 신경과민을 갑자기 느낀다. 재빨리 당분을 섭취하면 증상은 사라진다. 그러나 저혈당이 반복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자율신경계가 손상돼 점점 무뎌져 자각하질 못한다. 이러면 부정맥 경련, 마비, 언어장애, 인지장애, 의식불명으로 응급상황을 맞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53%는 저혈당의 우려를 안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도 잘 모른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은 저혈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저혈당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세다.

 

저혈당은 혈당 70mg/dL 이하로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이른 아침 공복에도 이 수치를 넘어야 한다. 야간에 잠을 자다 저혈당이 올 수도 있다. 잠들기 직전에 적당한 음식 섭취로 100~140mg/dL을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은 혈당조절이 안 되는 병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와 자가 점검으로 혈당수치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공복 혈당이 100mg/dL 미만, 식후 2시간 혈당이 140 mg/dL 미만이면 정상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병 치료제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설포닐우레아 제제와 같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는 저혈당을 발생시키기 쉽다. 대안으로 등장한 DPP-4 억제제가 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강세다. 인슐린 분비 조절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시키는 DPP-4라는 효소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치료제다. 혈당 수치가 증가했을 때만 작용해 상대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적다. 이 때문에 전통적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의 병용 약제로 많이 쓰이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합성되는 것을 억제해 혈당을 낮춘다.

 

DPP-4 억제제인 자누비아를 발매한 한국MSD는 “프랑스 당뇨병 환자 3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 관찰연구인 오디세이를 통해 자누비아와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이 설포닐우레아 제제와 메트포르민 병용요법보다 인슐린 치료 등 더 강화된 단계의 치료로 바꾸기까지 유지 기간이 23개월 더 길고, 저혈당 발생률도 배 이상 낮았다”고 밝혔다. 혈당 조절 효과는 비슷한 반면, 부작용은 적고, 치료순응도는 높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도 국내에 발매됐다. 이 치료제는 체내에 과도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혈당 강하뿐만 아니라 체중 혈압 감소 등 부가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혈당 발생률도 낮다.

 

SGLT-2 억제제인 포시가를 발매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과 함께 체중, 혈압 등 모든 위험인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시가는 메트포르민이나 설포닐우레아 제제와 병용 시 보험급여 혜택을 적용받게 됐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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