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폐허서 경제대국된 한국, 감염병 분야 선도해야”

코로나19로 무너진 글로벌 보건 상태 재건 필요

여의도 국회에서 연설 중인 빌 게이츠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인 빌 게이츠는 16일 국회 연설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감염병을 퇴치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보건 안보 증진, 건강 형평성 문제 해소, 저소득국 감염병 퇴치 등에 대한 협력을 위해 방한했다. 게이츠 재단과 한국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은 지난 70년 동안 외국 원조를 받고 각고의 노력과 창의력을 쏟아 한 세대만에 전후 폐허에서 경제 대국으로 탈바꿈했다”며 “이제 다른 나라들이 미래를 고민할 때 한국에서 그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1950~80년대 이룬 성취가 우연이 아니듯 HIV, 결핵, 말라리아 퇴치도 글로벌 펀드와 같은 다자 간 노력의 결과”라며 “UN이 2000년대 새천년을 목표로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러한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 덕분에 아동 사망이 1000만 명에서 500만 명 이하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년간 게이츠 재단이 운용해온 기금으로 4400만 명의 생명을 살렸으며, 이는 인간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관대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게이츠 재단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보건 이니셔티브가 전 세계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면서 “감염병혁신연합(CEPI)은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시작했고 백신 개발을 가속화했으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여러 백신을 통해 수백 억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무너진 글로벌 보건 상태도 재건할 것을 주장했다. 기본 예방접종을 못 받은 아이들이 2500만 명에 인데,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치라는 것. 결핵 치료율은 코로나 이후 16% 줄었고 HIV 검사 건수는 22% 감소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번질 수 있다.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는 불과 같다”며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지역의 번영이 쇠퇴하면 팬데믹과 함께 다른 주변 국가 역시 성장 잠재력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팬데믹은 전 세계가 함께 공조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팬데믹의 발생을 막으려면 3000명 정도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해 감염병을 추적하고 비상상황 시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각국이 (팬데믹에 대비해) 글로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한국은 코로나19 진단검사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어 감염병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앞서 코로나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개도국 백신 공급을 목적으로 2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이 재단과의 파트너십으로 더욱 확대된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며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소아마비, 홍역 등을 퇴치하고 인류를 구하는 일을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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