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뇌는 무슨 일을 할까?

컴퓨터 신경모델로 잠든 사이에 관계기억력 강화하는 방식 발견

뇌 침대
잠자는 동안 느린 파동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면재생은 시냅스 가소성을 유발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건망증이 있거나 사람 얼굴을 보고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뇌건강에 이상이 생긴걸까? 단순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수면이 사물, 장소, 사람, 사건 사이를 연결하는 관계기억력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수면시간 동안 뇌가 어떻게 관계기억력을 강화하는지는 몰랐다. 놀랍게도 뇌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기억을 생성, 변경, 삭제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 신경과학학회(SfN) 학술지 《신경과학》에 실린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UCSD 의대의 2명의 연구원은 뇌의 시상 및 피질의 컴퓨터 모델을 만든 뒤 각성상태와 수면상태의 인공적 상황에서 이들 부위의 활동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 연습 기간 동안 이들 부위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인공신경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거나 약화하는 연습을 시켰다 먼저 각성상태에서 A+B와 B+C처럼 서로 다른 것을 직접 연결하는 신경망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나서 깊은 수면상태에서 인공두뇌의 신경망이 어떻게 스스로 A+C와 같은 간접적인 연관성을 만드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맥심 바제노프 박사는 간접 연결은 A, B, C 긱각과 연결된 신경세포가 서로 가까운 순서대로 발화해 결국 셋 모두를 연결하는 ‘수면 재생’에 의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수면 후 예를 들어 A와 관련된 신경세포 그룹이 활성화되면 그와 긴밀한 B와 C와 같은 관련그룹도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시상은 감각 신호를 포착해 그 의미를 파악하는 뇌부위다. 피질은 기억, 학습, 그리고 의사결정에 필수적이다. 깨어 있는 동안 우리의 신경세포가 감각 입력을 빋아들이고 잠든 동안 피질이 그 하루치의 입력정보를 의미 있게 재구성한다. 그런 활동이 일어나는 동안 우리의 뇌는 느린 파동이라고 불리는 전기적 활동을 반복한다. 이 활동이 수면재생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신경세포 간 정보가 전달되는 구조적 장소를 시냅스라고 한다. 개체의 경험을 통해서 시냅스의 연결강도는 변화될 수 있으며 때로는 새로운 시냅스가 형성되기도 하고 기존의 시냅스가 소멸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냅스의 변화를 시냅스 가소성이라 한다. 시냅스 가소성은 뇌가 기억을 생성, 변경, 삭제하는 활동과 관련돼 있다.

잠자는 동안 느린 파동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면재생은 시냅스 가소성을 유발한다. 즉 자면서 기억을 생성, 변경, 삭제하는 활동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뇌 부위 컴퓨터 모델은 수면상태에서 뇌가 어떻게 기억정보를 처리하는지, 뇌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정보 조각들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 또한 정신분열증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처럼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증세를 지닌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증세를 지닌 사람들의 느린 파동 수면을 개선할 경우 이들의 증세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neurosci.org/content/42/27/533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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