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인 낮잠, 고혈압과 뇌졸중 부른다?

고혈압에 걸릴 확률 12%,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4% 더 높게 조사돼

거의 매일 낮잠을 자는 사람은 고혈압 발병 위험이 2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습관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이 고혈압과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고혈압》에 발표된 중국 중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40세 이상의 영국 성인 약 50만 명의 유전정보 및 의학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인 바이오 뱅크에서 2006~2010년 낮잠 습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36만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혈액, 소변, 타액 샘플을 제공했으며 4년간 네 차례씩 낮잠 관련 설문에 답했다.

연구 결과 정기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12%,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4% 더 높게 조사됐다. 특히 60세 미만으로 거의 매일 낮잠을 자는 사람은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병 위험이 2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수면장애, 야간근무자 등 고혈압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조사한 결과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배너대 메디컬센터의 마이클 그랜너 교수(행동수면의학)는 “낮잠을 자는 많은 사람들이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것이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되며 낮잠은 그것을 보충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AHA는 최근 최적의 심장과 뇌 건강을 위한 8가지 필수 지표 중 하나로 수면 시간을 추가했다.

이번 연구는 낮잠의 빈도만 조사했을 뿐 낮잠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또 조사 대상자의 보고에만 의지했다는 점도 허점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라즈 다스굽타 교수(수면의학)는 “연구진이 낮잠을 정의하지 않았다”라며 “예를 들어 낮에 한두 시간 동안 잠을 자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낮잠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15~20분 동안 꿀맛의 잠으로 수면 부족을 보충하는 것이 진정한 낮잠”이라며 “만성 불면증이 있는 경우 낮잠을 자면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만성적 낮잠을 자는 사람은 대부분 상습적으로 흡연과 음주를 하고 코골이와 불면증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저녁형 인간’으로 규정했다. 다스굽타 교수는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그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과도한 낮잠을 자게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낮잠이 근본적인 수면 장애의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 “수면 장애는 비만, 고혈압,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스트레스 및 체중 조절 호르몬의 증가와 관련있으며 이 모든 것이 심장병의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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