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리툭시맙, 다발성경화증 재발방지 효과 5배 탁월

승인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보다 2년 재발 막는 효과 훨씬 높아

다발성 경화증(MS)의 재발을 막는 데는 기존 항암제 리툭시마가 훨씬 더 높은 효과를 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혈병 등 치료에 쓰는 항암제 리툭시맙이 다발성 경화증(MS)의 재발을 막는 효과가 이미 승인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의 5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단데뤼드 병원(Danderyd Hospital)과 미국 뉴욕대 의대 랑곤병원의 공동 연구팀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 195명에 대해 수행한 리툭시맙의 제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새로 진단을 받았고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항암제 리툭시맙(성분명)이 현재 다발성 경화증의 표준 약물로 쓰이고 있는 디메틸 푸마리산염(성분명)보다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을 2년 동안 막는 효과가 5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디메틸 푸마리산염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리툭시맙은 백혈병,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FDA의 시판 승인을 받았으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일부 의사들은 리툭시맙을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use) 약물로 처방,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쓴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 체계가 인체의 미엘린(수초: 척추와 뇌의 신경섬유 주위를 보호하는 막)을 잘못 공격해 발생하는 신경 장애다. 손상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시력 문제, 근육 약화, 무감각 및 균형·조정의 어려움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현상을 되풀이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에 따른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알약인 리툭시맙 또는 디메틸 푸마리산염을 복용하도록 참가자들을 무작위 할당했다. 리툭시맙을 6개월마다 정맥주사로 투여했고, 디메틸 푸마리산염을 하루 2회 복용토록 했다. 연구 결과, 2년 동안 디메틸 푸마리산염을 복용한 다발성 경화증 환자 97명 가운데 16명이 재발했다(재발율 약 16%). 이에 비해 리툭시맙을 투여받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 98명 가운데 3명에 그쳤다(재발률 약 3%). 다만 리툭시맙을 투여받은 환자 가운데 2명이 폐렴 등 감염을 일으켰다. 리툭시맙이 디메틸 푸마리산염보다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을 막는 효과가 약 5배 더 높은 셈이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스웨덴 단데뤼드 병원 안데르스 스벤닝손(Anders Svenningsson)박사는 리툭시맙에 대한 특허가 만료됐기 때문에 해당 제약회사가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승인을 FDA에 요청할 금전적 인센티브는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임상시험 결과가 FDA 승인을 위한 일종의 근거가 될 수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리툭시맙은 면역계 세포인 B세포의 표면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단백질(CD20)에 항체로 결합해, 몸안의 면역 시스템이 리툭시맙과 결합된 B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표적 항암제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림프종 치료에 쓰이며 면역억제제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쓰인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 신경학(Lancet Neurology)≫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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