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원숭이두창 … 긴 잠복기가 확산 차단 걸림돌

22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청사에 원숭이두창 주의를 알리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 41개국에서 3000명이 넘는 환자가 나온 원숭이두창이 국내에도 들어왔다. 공기 전파 가능성이 낮아 코로나19처럼 크게 유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공항·항만 검역 과정에서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에서 입국해 의심 증상을 자진신고한 30대 내국인 A씨가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확인됐다. A씨는 입국 전인 18일 두통 증상이 있었고, 입국 당시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피로 증상과 함께 피부 병변이 나타났다.

A씨는 공항 검역대에서 바로 증상을 신고해 다른 밀접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49명에 대해 A씨 근처에 앉은 8명은 중위험, 41명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 입국 단계에서 의심 환자 걸러낼 수 있을까?

원숭이두창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은 낮지만 치명률은 높다. 첫 확진 사례에서 보듯 사실상 ‘자신 신고’ 외에는 입국 단계에서 의심 환자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를 사고 있다. 코로나와 달리 잠복기가 최대 3주(21일)로 긴 것도 문제다. 의심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면 신고 없이 공항 등을 통과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원숭이두창 확산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발열 기준 등을 높이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 세계 각국 유행지역은?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원숭이두창을 포함한 검역 감염병에 대한 검역관리 지역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비롯해 감염병별로 국가별 위험도를 평가해 검역 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지정된 원숭이두창 관련 하반기 검역관리지역은 총 27개국이다.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체코, 슬로베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라트비아,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가나, DR콩고, 나이지리아 등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1일 기준 원숭이두창 확진자 3157명 가운데 영국(794명)이 가장 많다. 이어 스페인(520명), 독일(469명), 포르투갈(304명) 순이다.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게 좋다. 방문하더라도 설치류나 영장류 등 동물과 접촉하면 안 된다.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과 밀접 접촉하거나 그들이 사용한 물건과 접촉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원숭이두창 발생 지역에서 귀국한 후 21일 안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 증상은?

원숭이두창은 천연두(두창)와 가까운 감염병이다. ‘두’는 역질, ‘창’은 부스럼이란 뜻이다.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쥐·다람쥐 등 설치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 2~4주 만에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잠복기가 5~21일 사이로 긴 편이다.

초기 증상은 발진·발열·두통·근육통·오한·피로감·무력감 등이다. 이어 피부에 수포와 딱지가 생긴다. 국내 첫 확진자도 두통을 시작으로 미열과 인후통·무력감·피로·피부병변 증상을 호소했다. 발진은 보통 얼굴에서 시작돼 팔다리·전신 쪽으로 진행된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생식기 주변 발진이나 항문 통증, 직장 출혈, 장염도 원숭이두창의 증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 어떻게 전파되나?

원숭이두창은 환자의 체액(타액·소변·구토물 등), 침(비말), 오염된 침구나 성관계·키스 등 밀접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침방울 등을 통한 호흡기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마스크 없이 대화하다 침방울이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보다 호흡기 전파 가능성은 낮지만 원숭이두창도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이유다.

◆ 과도한 공포심 가질 필요 없지만… 방역수칙 잘 지켜야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각국의 의료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코로나보다 치명률이 높다고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아직 유행 초기이지만 올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사망자도 1명(나이지리아)에 그치고 있다. WHO는 (위험요인과 밀접접촉하지 않는) 일반 대중에게는 원숭이두창의 위험도는 낮다고 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인에서 전파 위험은 낮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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