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치’ 혹은 ‘박치’는 유전자 탓? (연구)

몸치, 박치, 음치인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전자 탓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듬감이 좋고 박자를 잘 맞추는 능력이 일부 유전자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말하면, 몸치, 박치, 음치인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전자 탓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연구진은 박자를 잘 맞추는 음악적 능력과 관련된 69개의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이 중 대부분이 뇌에서 발현됐으며, 이러한 연결고리는 리듬이 뇌 발달과 생물학적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박자를 잘 맞추는 능력과 관련된 공통된 유전자를 찾기 위해 미국 생명공학기업 23앤드미(23andMe)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60만 6,825명에 대한 유전체(게놈)를 조사했다. 여기에서 발견된 지표를 통해 음악가와 아닌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해 결과를 검증한 후 마지막으로 다른 특징들과 유전적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리듬감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유전율(heritability)은 13%에서 16% 사이로 다른 복잡한 특성에 대한 추정치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율이란 환경이나 우연으로 설명되지 않는, 개인의 유전자 차이가 그들의 특성 차이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측정하는 척도다.

이 유전자의 대부분은 뇌 조직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에 풍부했는데, 이는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리듬과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호흡기능, 운동기능, 처리속도, 크로노타입(특정 수면-각성 주기에 대한 자연스러운 성향)과 유전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리듬에 대한 능력과 유전적 구조를 공유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과거 연구를 통해 절대음감(perfect pitch) 또한 배울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 유전자에 의한 것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연구진은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등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음악가는 청각피질이 약 50%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10년 이상 음악적 훈련을 받은 음악가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악기를 손에 잡아본 적이 없는 사람과 청각피질 크기가 같은 걸로 보아, 음악 훈련을 통해 소리를 처리하는 뇌 영역이 커지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청각피질 크기와 절대음감 모두 유전자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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