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조력존엄사법’ 발의…삶을 스스로 마무리할 권리

말기환자가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조력존엄사’ 법안이 발의됐다. [사진=Pornpak Khunatorn/게티이미지뱅크]
말기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 법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의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이 15일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의사 조력 자살을 담고 있다. 말기 환자가 병원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은 임종을 앞둔 환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종 과정에 이르지 않은 말기환자는 현행법상 죽음을 선택할 수 없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팀의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76.3%가 ‘안락사’ 또는 ‘의사 조력 자살’ 입법화에 찬성하고 있다.

이번 발의안의 주요 내용은 ▲조력존엄사 대상자 및 조력존엄사 정의 신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조력존엄사심사위원회 신설 ▲대상자 결정 후 1개월 경과 시 전문의 2인에게 희망 의사표시 후 조력존엄사 이행 ▲조력 의사에 대한 자살방조죄 적용 배제 ▲조력존엄사 관련 업무상 알게 된 정보 유출 시 징역 및 벌금 시행 등이다.

안 의원은 법안 발의 이유에 대해 “말기 환자가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 본인의 의사로 삶을 마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말기환자가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다면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증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력존엄사 도입에 앞서 웰다잉 문화가 먼저 정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018년 연명의료 중단이 법제화되면서 웰다잉 문화가 본격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국내 노인 자살률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조력존엄사도 웰다잉의 절대적 해결책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호스피스 및 간병 이슈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재정적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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