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 이상 폭음하면 각종 음주문제 위험 5배(연구)

외국인에게 폭탄주 제조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인 남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술을 한 두 잔씩 적당히 마시는 사람들도 월 1회 이상 폭음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복합적인 음주 문제를 겪을 위험이 약 5배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음은 한 번에 술을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말한다. 술 한 잔은 통상 알코올 10g이며, 이를 맥주로 환산하면 약 280cc에 해당한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술을 적당히 즐기는 사람들도 매월 한 번 이상 폭음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복합적인 음주 문제를 가까운 시일 내에 겪을 위험이 약 5배, 앞으로 9년 뒤 겪을 위험이 약 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적인 음주 문제에는 참을 수 없는 음주 충동, 알코올과 관련된 우울증 등 각종 정서적·심리적 증상, 직장·가정·학교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도 계속 술을 마시는 행태 등이 포함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찰스 홀라한 텍사스대 교수(심리학)는 “평소 적당량을 마시는 음주자들도 건강에 해로운 음주 패턴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30세 이상 미국인 1200명 이상(적당한 음주자 약 1100명, 과음자 122명)의 설문조사 응답을 바탕으로 조사, 분석했다. 대상자의 약 21%는 최근 한 달 새 1회 이상 폭음했다고 답변했다. 여기에는 적당한 음주자(보통 음주자)의 약 16%가 포함됐다.

또 연구 시작 당시 적당한 음주자의 7%는 음주문제를 겪는다고 밝혔고, 9년 뒤에는 약 1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종종 폭음하는 사람들은 처음에 음주문제를 겪는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적당한 음주자로 폭음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약 5배 더 높았다. 9년 뒤에는 그 수치가 약 2배였다.

연구팀은 “폭음에 대한 연구는 일반적으로 대학생과 10대 청소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폭음자의 대부분이 30대 이상의 성인들이며 폭음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컬럼비아대 보건대학원 캐서린 키이스 교수는 “적당한 음주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에는 핵심적 요소인 음주 패턴에 관한 사항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적당한 음주란 여성은 하루 평균 1잔 이하, 남성은 하루 평균 2잔 이하를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평균 개념이며, 저녁식사 때 반주로 와인 한 잔 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는 적당한 음주자와 종종 폭음하는 사람 사이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고 키이스 교수는 말했다.

즉, 종종 폭음하는 사람들은 ‘필름’이 끊기는 등 만취 상태가 되고, 이후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커져 같은 음주 효과를 보기 위해선 점점 더 많이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한편 최근에는 적은 양의 음주도 혈압을 올리고, 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보건복지부는 ‘암 예방 수칙’(10개 항목) 가운데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를 ‘한 잔 술도 피하기’로 개정(2016년)했다.

질병관리청의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평균 60.8%(남성 73.4%, 여성 48.4%)였다. 월간 음주율은 최근 1년 간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이다.

특히 남성은 2명 중 1명꼴, 여성은 4명 중 1명꼴이 월 1회 이상 폭음(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음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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