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사람에게 코로나19 옮긴 사례 첫 확인

고양이가 사람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 사례가 발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첫 사례가 공식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확률은 매우 낮지만 그런 사례가 문서로 처음 확인된 사례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매달 발행하는 학술지 《신종감염병》6월호에 게재된 태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태국 송클라왕자대 연구진이 집필한 이 논문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에 감염된 태국의 한 수의사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고양이에 의해 감염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논문의 내용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8월 4일 태국의 수도 방콕에 사는 한 부자가 코로나19의 증상을 보였고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방콕에는 병상이 부족했기에 두 남자는 8월 8일 구급차를 타고 태국 남부의 송클라주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들은 자신들이 키우던 반려 고양이를 함께 데리고 왔다.

해당 부자가 입원하는 동안 그 고양이는 검사를 위해 동물 병원으로 보내졌다. 32세의 여성 수의사가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는 고양이의 코와 직장 면봉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수의사가 코를 닦아줄 때 고양이가 그 얼굴에 재채기를 했다. 수의사는 검사 중에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얼굴 보호막이나 눈 보호대는 착용하지 않았다.

8월 13일 해당 수의사는 열과 기침을 포함한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바이러스의 게놈 염기서열 분석 결과 고양이와 세 사람 모두 동일 계열의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바이러스는 당시 송클라주의 다른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코로나바이러스 샘플과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었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고양이가 동물 병원에서 검사 받을 당시 바이러스 양이 매우 많았음을 시사했다. 당시 이 수의사가 밀접 접촉한 사람 중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1명도 없었으며 고양이 주인 2명과 사전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고양이가 감염의 매개자였음을 뒷받침했다. 따라서 고양이 주인 2명 중 1명이 고양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겼고 고양이가 다시 수의사에게 옮겼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종전 연구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그들의 반려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고, 특정한 조건에서는 고양이들이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고양이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이 자연환경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어려웠다. 밍크, 햄스터, 사슴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고양이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것보다 사람들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애완동물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며 감염된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수의사와 보호소 직원도 똑같은 조치를 취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캐나다 겔프대의 스캇 위즈 교수(수의학)는 이번 연구가 고양이-사람 감염 사례를 매우 잘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여러 종 사이를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CDC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애완동물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위즈 교수는 “만약 여러분이 잠재적으로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 한다면 똑같이 동물과도 거리를 두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c.cdc.gov/eid/article/28/7/21-2605_artic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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