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이 타인을 잘 믿는 이유

나이 든 사람의 뇌에서는 신뢰도가 낮다는 단서를 처리하는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서 타인을 쉽게 믿고 모험을 거는 경향이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젊었을 때 까칠하고 냉소적이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친절하고 상냥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 나이가 들수록 달변가나 사기꾼의 말에 쉽게 넘어갈 정도로 사람의 말을 잘 믿게 된다는 편견도 있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이는 단지 편견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나이를 먹을수록 다른 사람을 좀 더 쉽게 믿는 경향이 생긴다.

 

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교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경제무역 관련 게임을 진행해본 결과, 이러한 사실이 입증됐다. 최소한 미심쩍고 의심스러운 상대방의 실적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72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경제무역 관련 게임을 하도록 했다. 또 실험참가자들에게 각 게임에 대한 보상을 얻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공지했다.

 

각 게임마다 실험참가자들에게는 5달러가 주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가상의 신탁관리인)에게 0~5달러 중 얼마를 맡길 것인지 금액을 결정하도록 했다.

 

신탁관리인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받은 돈의 일정금액을 돌려줄 수 있고, 돈을 반환할 때는 원금의 2배로 만들어 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신탁관리인은 돈을 전액 돌려주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각 게임마다 실험참가자들은 새로운 신탁관리인과 게임을 진행했다. 새로운 신탁관리인의 실적은 컴퓨터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험참가자들은 과거 실적에 따라 돈을 맡길 수도 있고, 맡기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실험 결과, 나이가 든 실험참가자들(70~80세)은 젊은 실험참가자들(20대 초반)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은 신탁관리인에게 좀 더 믿고 재산을 맡기는 경향을 보였다. 과거 실적으로 보아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선택을 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젊은 사람들과 육체적, 심리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인의 뇌와 젊은 사람의 뇌는 신뢰도가 낮다는 단서를 처리하는 과정에 차이가 있다. 또 나이가 들면 본인이 희망했던 일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좀 더 다른 사람을 믿고 모험을 거는 심리를 보인다.

 

이처럼 다른 사람을 잘 믿으면 쉽게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부부 사이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노후 삶의 행복도와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연구는 ‘인지와 정서(Cognition and Emotion)저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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