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실험실 유출론도 재검토 필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실험실 유출론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Blue Planet Studio/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 반이 흘렀다. 그동안 전 세계 630만 명이 이 감염병으로 사망했다. 이렇게 많은 사망자를 낳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중국 실험실 유출론에 대해서도 보다 심도 있는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WHO는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결론내렸다. 그런데 이처럼 태도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AP통신에 따르면 WHO는 그동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험실 유출론은 중국 정부를 곤경으로 몰아넣는 가설인 만큼, WHO가 해당 가설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

WHO는 이러한 지속적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WHO 내부 갈등도 원인으로 보인다. WHO는 팬데믹 초기부터 중국 정부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중국이 코로나19 조사를 훼방하고 있다며 WHO 내부에서도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있었다.

이에 WHO는 9일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떻게 처음 시작된 건지 파악할 수 있는 ‘주요 데이터’가 여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험실 유출론을 포함해 모든 합리적인 가설을 검토할 수 있도록 과학적 증거들도 계속 개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단, WHO가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조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여러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관련 미가공 데이터에 대한 공유를 거부하고 있고, 우한 연구소에 대한 완전한 감사 역시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는 실험실 유출론보다 박쥐 등 동물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 전파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보다 유력한 이론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명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도 원인이 된 박쥐의 종을 알아내는 데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한편,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중국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것이란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 중인 미국 연구시설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것이란 반론을 펼쳤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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