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전세계 감염자는 919명으로 확인됐다. 의심환자까지 포함하면 990명에 달한다.
AFP는 “WHO는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2일까지 이처럼 감염 사례가 늘어났다면서 실제 감염 사례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역별 확진 건수를 보면 영국이 207건으로 가장 많다. 2위를 차지한 곳은 스페인(156건)이다. 포르투갈(138건), 캐나다(58건), 독일(57건) 순이다. WHO는 이외에도 아르헨티나, 호주, 모로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 자릿수의 감염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6일 영국에서 첫 환자가 보고됐다. 1970년에 인간 감염이 처음 보고된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됐지만, 아프리카 밖의 다른 지역에서 확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주로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긴 것은 물론, 면역보유 인구가 크게 줄어든 것과 반려동물 감염 가능성 등으로 인해 추가 확산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잠복기가 통상 1~2주 정도이며, 최장 21일에 달한다. 긴 잠복기는 여러 국가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이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게 병을 옮기고 다시 이들이 인간에게 옮기는 양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비슷한 계통이라 기존 두창 백신이 85% 정도의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WHO가 1980년 두창 종식을 선언한 이후 백신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WHO는 “(원숭이두창은) 현재 전반적인 공공보건에 관한 위험은 낮지만, 만약 이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인간 병원체로 자리매김할 경우 공공보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비풍토병 지역의 경우 아직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확인된 감염 및 의심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