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원숭이 두창 감염, 여성은 단 2건…게이바·앱 조사 중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의 모습. [사진=kontekbrothers/게티이미지뱅크]
원숭이 두창이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 5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밖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던 원숭이 두창이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30개국으로 퍼진 것.

확진자 발생이 많은 영국은 이번 상황을 원숭이 두창이 풍토병으로 자리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한 이력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 확산된 첫 사례로 명명했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의 발표에 의하면, 영국 내에서만 현재 196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 중 132건이 런던에서 발생했다. 런던 감염 사례 중 111건은 동성애 및 양성애 성향을 가진 남성이었으며, 여성 감염 사례는 단 2건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영국 보건당국은 게이바 출입, 데이트 앱 사용 여부 등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까지 두드러진 연관성이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번 발병이 남성 성소수자 사이에 크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HIV 협회,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를 위한 데이트 앱(Grindr) 등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행사 주최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는 매년 수천 건의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들이 발생한다. 최근 유럽 등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는 이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아프리카 대륙 밖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970년 아프리카 밖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이번 유행 전까지 발생한 총 감염자 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원숭이 두창 사례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국 전문가들은 확산 원인을 살피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당분간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여전히 코로나19처럼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성격이 달라 전염성이 강하지 않다. 코로나19는 에어로졸이라는 공기 중 작은 물방울로 전파되지만, 원숭이 두창은 비말·체액 등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 퍼지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크게 확산되기 어렵다는 것.

현재 확산되고 있는 원숭이 두창은 원숭이 두창 변종 중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종류다. 중앙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원숭이 두창은 치명률이 10%에 이르는 반면,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은 1%다. 현재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원숭이 두창은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변종과 유사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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