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 질염이 걱정이라면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여름을 앞둔 이 시즌이면 ‘질건강 유산균’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염. 여성의 감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여성들이 자주 앓는 질병이다. 질병코드로는 급성 질염, 아급성 및 만성 질염, 폐경 후 위축성 질염 등으로 구분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모든 질염의 전반적인 환자 수는 3월에 가장 낮았다가 4, 5월을 지나며 증가한다. 겨울철에도 환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여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며 12월~1월에 최고를 기록한다.

질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세균과 곰팡이가 모두 습하고 더운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여름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이 많이 나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것, 겨울에는 추운 날씨 탓에 얇은 하의를 겹쳐 입는 습관 등이 여성을 질염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본격 여름을 앞둔 이 시즌이면 ‘질건강 유산균’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서 질 건강 개선 기능성이 인정된 원료는 두 종류
국내에서 질 건강 개선 기능성이 인정된 원료는 ‘UREX 프로바이오틱스’, ‘리스펙타 프로바이오틱스’ 두 종류다. UREX 프로바이오틱스는 2014년 허가되었으며, 두 종류의 유산균(락토바실러스 루테리 RC-14,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GR-1)이 섞인 원료다. 리스펙타 프로바이오틱스는 2019년 허가되었으며, 두 종류의 유산균(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루스 GLA-14 또는 LA-14,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HN001)과 ‘락토페린’이 합쳐진 원료다. ‘

락토페린’은 초유에 많이 함유된 물질로서 면역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데, 이 원료에서는 두 종류의 유산균이 단시간에 질 내에서 증식하도록 돕는 ‘프리바이오틱스’로서 작용한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허가된 것은 두 종류인데, 온라인에서 ‘질건강 유산균’ 또는 ‘여성용 유산균’으로 검색하면 무수한 제품이 검색된다. 질 건강 기능성이 허가된 건 두 개뿐인데 제품은 왜 이렇게 많을까? 같은 원료로 제품명만 다르게 출시되는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질 건강 유산균의 작용 원리가 꽤 단순해서 일반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구성도 도움 되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배변을 할 때 나온 유익균이 질로 이동해 도움 된다는 질 건강 유산균
우리가 입으로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내에서 정착하지만, 대변을 통해 밖으로도 배출된다. 배변을 할 때 밖으로 나온 유익균이 일부는 항문 주변부에 남게 되고, 이 균들이 질로 이동하면서 질 내 유익균이 정착한다는 게 원료사의 설명이다. 해당 내용은 질 건강 유산균의 온라인 제품정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질과 항문 사이 거리가 약 4 cm로 매우 가까워 가능한 작용이며, 같은 이유로 유해균이 질로 쉽게 이동해 여성이 질염을 자주 앓는 다. 그럼 질 건강 기능성이 허가된 원료와 그렇지 않은 원료의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의 명칭 끝에 붙는 균주명(GLA-14, RC-14, GR-1 등을 말함)에 따라 세세한 ‘능력’과 ‘기능’에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업무 능력이 다르듯 프로바이오틱스도 균주명에 따라 우리 몸에서 정착 및 증식하는 능력, 그리고 건강에 끼치는 능력이 다르다. 질 건강 기능성이 허가된 것은 구체적으로 질 관련 불편함 완화 및 질 내 증식이 입증된 것이다. 그러나 작용 원리가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 설명되어, 일반적으로 질 내 풍부한 락토바실러스균을 적정량 함유한 제품이라면 비슷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시중에 수많은 제품이 판매되는 것이다. 그러나 질 건강 유산균은 약으로 활용될 만큼 강력하게 유해균의 증식을 막지 못하고, 해당 효과에 의문을 품는 의견도 많아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심각한 가려움 및 통증, 녹황색 분비물, 골반통 등이 있다면 약물 치료 필수
50대를 넘기면서 여성호르몬 저하로 나타나는 ‘폐경 후 위축성 질염’은 질 건강 유산균만으로 관리가 어렵다. 질 건강 유산균이 갱년기 여성 대상의 인체적용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지만, 이것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진 못한다. ‘위축성 질염’은 질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질벽이 얇아지면서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생기고 질 점액의 세균 방어 기능이 떨어지며 감염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다. 질 건강 유산균이 감소한 방어 기능을 보완하는 데 도움 될 수 있지만, 질벽이 얇아지면서 생기는 각종 염증과 통증까지 해소할 순 없다.

이럴 땐 병원에 방문해 여성호르몬 질정 등을 활용해 폐경 후 위축성 질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속옷 등에 녹황색 분비물이 묻어나면서 통증이나 불쾌한 냄새가 심한 질염도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것은 기생충 감염에 의한 ‘트리코모나스 질염’ 일 수 있어, 질 건강 유산균으로 관리가 불가능하다. 특히 트리코모나스는 운동성이 좋아 다른 곳으로 이동해 골반염을 일으킬 위험도 커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가려움과 작열감, 통증이 심하고 분비물의 양도 많은 질염 또한 치료가 우선이다. 약간의 가려움과 불편함이라면 질 건강 유산균이 질 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유해균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이미 유해균에 의한 감염이 심해졌다면 항생제 또는 항진균제로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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