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롱 코비드’ 예방효과 미미”

백신 접종이 롱 코비드에 걸릴 위험을 15%정도만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에 대한 백신의 예방효과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3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인 대상 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롱 코비드의 위험을 15%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네이처 의학》에 발표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그 증세가 계속되는 롱 코비드는 얼마나 흔하게 발생하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일부 연구는 바이러스 감염자의 30%가량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VA 세인트루이스 헬스케어 시스템의 신장병 전문의 지아드 알 알리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보훈처(VA) 산하 병원에서 치료받은 약 450만 명을 대상의 연구에서 그 비율이 대략 7%가 된다고 지난 11월 발표했다. 이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롱 코비드 환자의 비율보다 낮다.

롱 코비드와 관련한 다른 미스터리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이 돌파 감염된 이후 롱 코비드에 걸리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알 알리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2021년 1월~12월 VA 병원에서 치료받은 1300만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중에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11만3000명가량이었고 백신을 맞았는데도 돌파 감염된 사람은 약 3만4000명이었다.

연구진은 그 두 그룹의 비교를 통해 백신 접종이 롱 코비드에 걸릴 위험을 15%정도만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이전의 소규모 연구들이 추정한 예방률은 물론 올해 1월 국제의학저널《랜싯》에 발표된 대규모 데이터 분석 논문의 예방률보다도 낮았다. 영국 스마트폰 사용자 120만 명의 자체 보고를 분석한 그 예방률은 50%가량은 됐다.

이번 논문의 연구진은 또 확진 판정을 받은 백신접종자와 미접종자의 뇌안개와 만성피로 같은 롱 코비드 증상을 6개월까지 비교했으나 증상의 종류나 심각도에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알 알리 박사는 “돌파감염자라고 해서 증세가 덜하다는 징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만 코로나19 감염자가 8300만 명이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들 중 아주 작은 비율이 롱 코비드로 전환되더라도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숫자가 상당수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짐에 따라 “거의 전적으로 백신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정작 백신이 롱 코비드를 막아줄 확률은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헬스 시스템에서 롱 코비드를 연구 중인 데이비드 푸트리노 박사는 “전반적으로 소름끼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참가들의 병력 등 핵심요인에 대한 데이터를 세분화하지 않은 것을 이번 연구의 한계라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답해야 할 매우 중대한 질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의학대학원의 스티븐 딕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의 데이터가 많이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롱 코비드의 위험을 얼마나 차단해주는지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롱 코비드에 대한 규정, 바이오마커, 이미징 테스트, 메커니즘, 치료법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못하고 오직 질문만 갖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2-0184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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