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VS 부패… 뭐가 다를까?

발효와 부패는 미생물 증식이라는 점에서 같은 과정을 거치지만, 긍정적 영향 여부에 따라 나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접 만든 된장과 고추장, 김치까지 모두 발효식품으로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맛이 더 깊어진다. 항아리 속 된장에 흰색 곰팡이가 피어올라도 “발효가 잘 됐다”라고 여기지 된장이 상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빵이나 귤에 생긴 푸른곰팡이는 부패의 상징으로 발견 즉시 쓰레기로 버려지곤 한다. 발효와 부패의 차이는 무엇일까?

◆ 건강한 변화, 발효

발효와 부패는 기본적으로 같은 과정을 거치나, 미생물 분해 결과가 사람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발효와 부패가 구분된다. 목적에 맞는 결과는 발효로 불리고 그렇지 않으면 부패가 된다. 술과 김치, 치즈 등은 ‘발효’에 의해 완성되고 음식이 변질되면 ‘부패’라 부르는 셈이다.

발효는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가 주로 이용된다. 알코올 발효는 막걸리와 와인, 맥주 등을 만드는데 효모가 포도당을 분해해 알코올을 생성한다. 젖산 발효는 한식뿐만 아니라 서양식에서도 널리 이용된다. 젖산균이 포도당을 분해, 젖산을 생성하며 특유의 풍미를 만들고 새콤한 맛을 더한다. 이를 통해 김치와 된장, 요구르트나 치즈가 완성된다.

발효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식빵이나 효모로 빵을 만들 때도 발효과정을 거친다. 또, 부패가 쓸모 있는 발효로 바뀌거나 반대로 과발효돼 부패로 변질될 수 있다.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으로 미생물을 넣고 메탄가스를 만들어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은 부패가 유용한 발효로 바뀐 예다.

◆ 발효식품의 이점

국제 과학 저널인 《셀》에는 김치 등 발효식품 섭취가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 스탠퍼드대 저스틴 요넨부르크 교수 연구팀의 연구로 발효 음식은 김치와 발효 채소류(사워크래프트), 요구르트, 코티지치즈, 콤부차 등을 사용해 연구한 결과다. 또, 발효음식 섭취량이 많을수록 항염 효과도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발효 음식은 원재료 자체도 건강에 유익한 경우가 대다수다. 김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배추 무가 주재료로 면역력 증진에 탁월한 마늘과 생강까지 첨가된다. 된장이나 청국장도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콩이, 치즈와 요거트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우유가 원재료다. 발효 과정을 거치며 소화가 용이해지고, 영양분 흡수가 증가한다.

더불어, 발효 과정에서 증식하는 유산균이 장 건강을 증진하고 항암·항당뇨 효과를 내고, 새로운 유익 물질이 생성되기도 한다. 치즈는 발효하며 체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CLA가 생성되고, 청국장은 끈적한 낫또키나아제 효소가 생성, 장내 유익균 증식을 돕고 혈전을 용해해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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