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특발성, 전이성, 이차성, 불명열… 알쏭달쏭 의학용어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학용어는 참 어렵다.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예방의학, 열대의학, 법의학, 의공학, 임상약리학 등 기초 의학 분야를 들여다보면 아찔하다.

게다가 임상 분야도 엄청나게 많이 나뉘어져 있다. 그러니 전문성이 없으면 그 많은 의학용어를 이해하거나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깊숙한 분야가 아니라 단순히 질병의 뜻을 꾸미는 정도의 의학용어 가운데서도 알쏭달쏭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본태성·특발성·원발성·전이성·일차성·이차성 등 수식어와 불명열(FUO)을 꼽을 수 있다. 알 듯 말 듯한 이들 용어를 쉽게 풀었다.

본태성(essential, 本態性)= 국어사전에 의하면 ‘본디 체질의 영향 때문에 일어나는 성질’이라는 뜻이다. 어떤 질병이나 증상이 뚜렷한(특별한) 까닭(원인)도 없이 일어나는 경우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의학용어 가운데 ‘본태성 고혈압’에 이 뜻을 적용해보자면 이렇다.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이상인 경우”(서울대병원 의학정보)다.

의학자, 과학자들이 그토록 혼신의 힘을 쏟아 인체와 질병을 파고들었으나 아직도 벗겨야 할 신비의 베일이 너무 많은 셈이다.

마찬가지로 본태성 떨림(본태성 진전증)도 뚜렷한 원인이 없이 손을 덜덜 떠는 증상(수전증)을 보이는 경우다. 몸을 떨리게 하는 원인 질환(파킨슨병,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없는데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사는 환자에게 ‘본태성 떨림(Essential Tremor)’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이밖에 본태성 혈소판증가증, 본태성 혈소판혈증도 있다.

특발성(idiopathic, 特發性) vs. 속발성(secondary, 續發性)= 국어사전에 의하면 특발성은 ‘원인 불명의 병이 남에게서 전염되지 않고 저절로 생기는 성질’이라는 뜻이다. 본태성과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특발성 질병이란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병이다.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거나 돌발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특발성 간질성 폐염, 특발성 문맥압 항진증,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특발성 부종,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에 비해 속발성은 ‘어떤 병이 다른 병에 바로 이어서 생기는 특성’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속발성은 이차적(secondary)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원발성 다한증과 속발성 다한증, 원발성 무월경과 속발성 무월경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일차성(primary, 一次性) vs. 이차성(secondary, 二次性)= 특정 질병 자체에서 원인이 비롯된 경우를 ‘일차성’이라고 하고, 다른 질병에서 원인이 비롯된 경우를 ‘이차성’이라고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의 경우에도 ‘일차성’ 고혈압이라 부를 수 있다. 일차성과 원발성, 이차성과 속발성을 같이 쓰기도 한다.

원발성(primary, 原發性) vs. 전이성(metastatic, 轉移性)=암 분야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어떤 장기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암을 ‘원발성’ 암이라고 하고 어떤 장기에서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암을 ‘전이성’ 암이라고 한다. 원발성 폐암, 전이성 폐암 등으로 사용한다.

불명열(FUO, 不明熱)= ‘원인 불명열(pyrexia of unknown orign)’이라고도 한다. 병원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약어 FUO는 ‘Fever of unknown origin’의 줄임말이다. 통상 불명열은 ‘3회 이상 체온이 38.3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고, 1주일 이상 입원 중 진단 검사에서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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