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 성병 아냐…그래도 우려스러운 점은?

원숭이 두창 감염으로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발생한 모습 [사진=ABC뉴스 캡처]
최근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 원숭이 두창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를 동성 간 성관계에서 기인하는 질병으로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영국에서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 이 감염병이 확산된 것은 ‘공교로운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이성애자들 사이에서도 퍼질 수 있고, 동물과 접촉했을 때 감염될 수도 있다.

동물을 통한 감염은 설치류와의 접촉에서 발생하는데, 지난 2003년 미국에서는 설치류 접촉으로 47명이 원숭이 두창에 감염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주변에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해당 환자를 성소수자로 단정하거나 성생활이 문란한 사람으로 봐선 안 된다는 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정액을 통해 확산되지는 않는다. 사람 간 감염은 주로 비말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했다면 동성애자가 아녀도 감염될 수 있다.

단,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번 확산이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성적 취향을 감추기 위해 감염 여부까지 함께 숨기는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이다. 이는 자칫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질적으로 원숭이 두창 감염자는 이례적으로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감염 확진 혹은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한 나라는 총 16개국으로, 190건 이상의 확진 및 의심 사례가 현재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확진 환자 및 의심 환자가 발생한 나라들은 감염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보건당국은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감염 의심 사례가 ‘해외여행’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올해 처음 발생한 매사추세츠 지역의 감염 사례 역시 캐나다를 여행한 남성에게서 발생했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들은 원숭이 두창 감염이 국외여행과 연관이 깊을 것으로 추정하고는 있으나, 그동안 특정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던 원숭이 두창이 이번에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방한 일정 과정에서 원숭이 두창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미국에서의 원숭이 두창 환자 발생과 관련 “모두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설치류에게 물리거나 긁혔을 때, 바이러스에 오염된 동물 제품과 접촉했을 때,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최근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방역당국도 원숭이 두창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대체로는 자연회복되지만 3~6% 정도는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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