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 언제 가장 심하나…한국 아기, 점잖은 편

쌍둥이 신생아가 함께 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기는 태어난 지 6주쯤 가장 많이 울고, 이후 빠른 속도로 울음을 줄여 3개월 후 가장 적게 운다”

이게 1962년 미국에서 나온 ‘신생아의 울음 곡선’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 분야를 지배해온 통설이었다.

아기의 울음은 생후 6주에 피크(최고조)에 달하며, 이후 빠르게 줄기 시작해 3개월이 되면 하루에 약 1시간밖에 울지 않는다는 게 이 울음 곡선의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최근 덴마크 연구팀이 이에 맞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연구 끝에, 종전의 통설을 뒤집고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아기는 태어난 지 4주쯤 가장 많이 울고, 이후 울음을 천천히 줄여 나간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팀은 세계 17개국 부모들의 아기 울음에 대한 연구 논문 57건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종전의 ‘울음 곡선’ 패턴에 도전했다. 특히 신생아의 울음을 관찰해 분석하는 기간을 종전의 약 3개월(12주)에서 약 6개월로 늘렸다.

연구팀에 의하면 구글에서 ‘우리 아기는 언제쯤 울음을 그칠까요?’(When will my infant child stop crying so much?)라는 문구의 검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22일 오후 10시쯤 구글에서 이 문구로 검색해봤더니 약 3억 7000만개의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새로 부모가 된 사람들이 아기의 울음 때문에 고충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덴마크 팀의 최신 연구 결과를 보면 생후 5주가 지난 뒤 울음 지속 시간이 뚜렷히 줄지 않으며, 6개월이 지나도 울음이 여전히 유아의 레파토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아기의 울음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아가 사용하는 첫 번째 의사소통의 형태에 속한다. 부모가 아기의 신호에 적절히 반응하면 유아의 인지 능력과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기가 너무 많이 운다고 걱정하며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오르후스대 크리스틴 파슨스 부교수(임상의학과)는 “따라서 의료 전문가와 부모는 모두 유아의 정상적인 울음 패턴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걱정하는 부모를 돕고 상황을 조정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임상 의사들은 아기 울음의 정상적인 상태에 대한 최신 데이터를 보유해 최상의 지원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지나치게 운다고 생각하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음 패턴은 매우 다양하다. 지나친 울음 또는 배앓이는 아기가 하루에 3시간 이상, 주 3일 이상 우는 경우로 정의된다.

또한 아기의 17~25%는 출생 후 첫 6주 동안 산통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아기의 울음 패턴에 대한 두 가지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4주 후에 아기의 울음이 피크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하나는 아기가 태어난 뒤 처음 몇 주 동안 많이 그리고 안정된 수준으로 울고, 이후에 울음의 수준이 천천히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전의 울음 곡선 패턴처럼 울음이 빠르게 줄지 않는다는 게 큰 특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또한 덴마크 외 나라에서 아기의 울음 패턴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한국∙인도∙멕시코 등의 아기들이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의 아기들보다 덜 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아동 발달(Child Development)》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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