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코로나19 환자 76%, 감염 초기 증상 미미”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76%가 감염 초기엔 증세가 경미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에 걸린 뒤 그 후유증이 몇 개월간 지속되는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76%가 감염 초기엔 입원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증세가 경미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장기 코로나19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60%로 남성보다 높게 조사됐다. 미국 의료개혁 비영리단체인 ‘페어 헬스(FARE Health)’가 2021년 10월 1일~2022년 1월 31일 장기 코로나19로 진단받은 환자 7만8252명에 대한 미국 최대 민간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만든 백서를 토대로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장기 코로나19에 대한 진단명 U09.9가 만들어지고 첫 4개월간의 의료데이터를 추적한 이 백서의 조사대상자는 미국 내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고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클레어 스티브스 교수(내과)는 말했다. 위중증에 걸려 미국 정보의 보호 아래 있는 사람이나 위중증은 아니지만 민간보험에 가입할 형편이 못되는 저소득층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조사의 대상이 된 환자의 4분의 3 이상이 2021년에 감염됐으며 그 대부분은 하반기에 감염됐다. 장기 코로나19 증상은 감염 후 4개월 반이 지나야 진단 받을 수 있는데 대상자는 평균적으로 조사 당시에도 계속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76%의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초기 입원치료 받을 필요 없을 만큼 경미한 증세만 있었으나 몇 달 뒤 호흡 장애, 기침, 피로, 고혈압과 같은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또 다른 놀라운 발견은 환자의 3분의 2가 관련 의료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거의 3분의 1은 그런 징후조차 없이 건강했다는 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패디 센통고 교수(역학)는 “평소엔 건강했던 사람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갑자기 건강이 악화된 경우에 해당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라고 말했다.

백서는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6%만이 65세 이상이고 대다수는 한창 활동할 연령대라는 점도 보여준다. 35%는 36세~50세, 33%는 51세~64세, 17%는 23세~35세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아이들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12세 이하가 거의 4%를 차지했고 13세~22세도 7%나 됐다.

여성의 비율이 60%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페어 헬스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상 전체 코로나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54%인 점과 비교해봐도 여성비율이 더 높은 것이다. 스티브스 교수는 “이 질환의 경우 여성이 우세하다”면서 여성이 자가면역 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점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험 청구기록에 따르면 환자의 거의 4분의 1이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20% 가까이는 기침 증세, 17%는 뇌안개 및 육체적 정신적 탈진 증세를 보였다. 비정상적인 심장박동과 수면장애도 흔하게 나타나는 증세였다. 불안장애는 23세~35세에서, 고혈압은 65세 이상 연령에서 흔하게 발견됐다.

작년에 FARE Health는 코로나에 감염된 거의 200만 명의 사람들의 보험 기록을 추적하는 연구를 발표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한 달 이상 지난 후, 그들 중 거의 4분의 1인 23%가 새로운 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을 발견했다.

백서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약 24%가 입원했는데 이는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율이 약 8%인 점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백서는 또 장기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동안 일반적으로 흔하지 않은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점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장기 코로나19 환자에게서 근육 문제가 11배, 폐 정맥이 막히는 폐색전증이 2.6배, 뇌 관련 질환이 2배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어 헬스의 로빈 겔버드 회장은 문제의 긴급성을 고려해 첫 4개월의 데이터를 우선 공개했지만 장기 코로나19 증상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백신 접종과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 추가적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리기 90일전까지 환자의 보험금 청구액과 감염 30일 이상 지난 뒤의 보험금 청구액을 비교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의 평균 위험성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장기 코로나19는 의료비 지출 증액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뿐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게 될 것이라고 갤버드 회장은 전망했다. 센통고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장기 코로나19의 또다른 의학적 명칭)은 어쩌면 앞으로 가장 흔한 합병증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해당 백서는 다음 링크(https://s3.amazonaws.com/media2.fairhealth.org/whitepaper/asset/Patients%20Diagnosed%20with%20Post-COVID%20Conditions%20-%20A%20FAIR%20Health%20White%20Paper.pdf)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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