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멸종 올까? “유전자 변형 모기 실험 성공”

유전자 변형 모기의 짝짓기 실험이 미국에서 성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염병의 원흉으로 꼽히는 모기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유전자 변형 모기의 짝짓기 실험이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설립한 바이오기술회사 옥시텍(Oxitec)은 약 500만 마리의 유전자조작 수컷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를 플로리다주 키스에서 7개월간 방사했다.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고 암컷 모기만 사람을 문다. 이들 수컷 모기는 암컷 후손이 번식하기 전에 죽게 하는 유전자 변형이 가해졌다. 이론적으로 이들 수컷 모기가 짝짓기에 성공해 암컷 모기가 태어나면 짝짓기 전에 죽음을 맞기에 사람을 물지 못하게 되고 개체수도 줄어 결국 멸종을 맞게 된다.

플로리다주에서 실험은 이 이 유전자 변형 수컷 모기가 야생에서 암컷과 성공적으로 짝짓기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암컷 모기가 번식하기 전에 정말로 죽을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실험은 성공적이었다고 옥시텍은 최근 발표했다.

옥시텍의 연구진은 화분이나 쓰레기통 같은 곳에서 이 유전자조작 수컷 모기와 짝짓기를 한 암컷모기가 낳은 2만2000개 이상의 모기알을 수집했다. 이를 통해 이 짝짓기로부터 암컷 자손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죽음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치명적인 유전자를 물려받았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치명적인 유전자가 여러 세대에 걸쳐 암컷 자손에게 전달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번 예비실험 결과를 토대로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추가 시범사업을 승인했다. 옥시텍의 그레이 프란젠 최고경영자(CEO)는 “이 모기가 미국 전역에서 제기하는 건강 위협의 증가를 감안해 우리는 이 기술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집트 숲모기는 뎅기열, 지카, 황열병, 치쿤구니야 등 여러 가지 심각한 전염병을 사람에게 전파한다.

이러한 유전자 변형 모기들이 더 큰 규모로 야생에 방류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실시된 실험에선 유전자 변형 모기가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변형된 이집트숲모기를 야생으로 방출한다고 해서 살충제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모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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