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 급성간염 환자 지난달 109명, 사망 5명”

어린이 급성 간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보고된 어린이 급성 간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미국 내 급성 간염 어린이 환자가 25개주 109명으로 늘어났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달 14일 미국에서 어린이 급성간염 사례가 처음 보고될 때만해도 9명이었던 환자 수가 한 달도 안 돼 세 자리 숫자로 늘어난 것이다. 109명의 어린이 중 5명은 숨졌으며 14%는 간이식 필요했고 90%가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중증이었다.

이 발표는 1일 기준으로 어린이 급성 간염 환자가가 세계 20개국에서 3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이뤄지고 이틀 뒤 나왔다. 이중 영국이 163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미국의 환자 수가 단숨에 영국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보건관계자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급성 간염은 A형, B형, C형, 또는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도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제이 버틀러 CDC 감염병 부국장은 현재 연구하고 있는 모든 간염 사례의 원인이 동일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가장 유력한 원인 인자로 지적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50% 이상의 사례에서 검출됐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약 100가지 종이 있는데 그중 50종이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구토, 설사, 결막염, 감기 증상에 그칠 뿐 간염까지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 어린이환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검출된 것은 아데노바이러스 41형이었다. 아데노바이러스 중 40형과 41형이 간염을 일으키긴 하지만 과거에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경우에만 그러했다고 버틀러 부국장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이 6일 게시한 영국 내 어린이 급성간염에 대한 보고서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CNN은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63건 중 126명이 아데노바이러스 검사를 받아 91명(72%)이 이 병원체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발견된 아데노바이러스는 전체 게놈 염기서열이 확인되지 않았고 18건에서 부분적 염기서열만 확인됐는데 모두 41형이었다. 이렇게 아데노바이러스의 정체가 잘 확인되지 않는 이유는 간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킨 뒤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백혈구에 의해 잡아 먹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CoV-2)와 관련해서 검사된 환자 132명 중 24명(18%)에서만 해당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요 원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일부 역할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전의 코로나19 감염이 아이들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급성간염에 취약한 조건을 만들었거나 어쩌면 코로나와 아데노 두 바이러스 공동감염으로 급성간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일부 어린이에게서 발견되는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이라는 후유증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MIS-C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는 후유증으로 보통 감염 2~4주 뒤 고열과 피부발진 증세를 보이며 심할 경우 심장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쇼크를 일으키기도 한다.

다른 이론은 간염에 걸린 어린이들의 면역반응이 과잉인데다 불규칙하다는 점에 주목해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평소 같으면 자연스럽게 접했을 아데노바이러스를 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론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래 극소수의 어린이에게 간염을 일으켜왔는데 팬데믹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민감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이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외에도 약물, 독소, 특수한 환경에 노출돼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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