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도 확산세”…어린이 급성 간염 증상은?

원인불명의 어린이 급성 간염 의심 사례가 아시아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 중인 원인불명의 어린이 급성 간염 의심 사례가 아시아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2일(이하 현지시간) 자카르타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원인불명의 급성 간염 어린이 환자 3명이 최근 2주 사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어린이는 동부자바와 서부자바의 병원에서 자카르타로 이송됐으며 메스꺼움과 구토, 심한 설사, 발열, 황달, 발작,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어린이 간염에 대한 전국적인 경계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지난 30일 원인 불명 급성 간염 사례를 보고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달 25일 생후 10개월 된 남자 영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 아기는 현재 안정된 상태지만 세계적으로 보고된 다른 사례와 유사한 증상이 있는지 계속 검사를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15일 원인불명의 아동 급성간염 사례를 보고할 당시만 해도 영국에서 74건, 미국 9건, 스페인 3건 등 80여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1일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서 유사 사례가 보고되며 세계 곳곳에서 유사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29일까지 환자 수가 145명까지 늘어나는 지금까지 환자 수는 2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인도네시아 사례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이 어린이 급성간염으로 4명이 사망하고 12명 이상이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급성 간염은 A형, B형, C형, 또는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례에서 검출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구토, 설사, 결막염, 감기 증상에 그칠 뿐 간염까지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의료계에선 이례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데노바이러스를 접하지 못해 면역력이 저하된 어린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뒤늦게 감염이 이뤄져 간염까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장기 코로나19의 부작용일 가능성과 식중독, 약물, 금속 노출과 같은 독성물질이 원인일 가능성도 함께 추적 중이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과 함께 이 급성간염의 원인을 조사 중인 영국 소아과전문의 다이르드레 켈리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 이후 어린이 간염환자가 급증했다는 1924년의 의학 보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급성 간염 유행이 팬데믹의 후폭풍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영국에서 훨씬 많은 사례가 발견된 것은 영국이 간 치료 센터를 중앙 집중화해 경미한 간염환자도 신속히 보고되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UKHSA의 미라 찬드 신종 감염 임상과장은 “6세 이하의 아이에게서 간염의 징후, 특히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보이는 황달의 징후가 발견될 경우 바로 의사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철저한 손 씻기를 포함한 정상적 위생 조치를 철저히 따라 달라며 “구토와 설사와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집에 있어야 하고 증상이 멈춘 후 48시간까지 학교나 보육원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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