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동물 이동, 새로운 감염병 위험 증가

기후위기로 동물의 서식지가 바뀌면서 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olegbreslavtsev/게티이미지뱅크]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는 새로운 감염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위기는 현재 매우 긴급한 문제지만, 일상에서 이를 실감하기 어려워 “내 일이 아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이미 폭염, 폭우, 산불 등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 산불은 재산이나 인명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연기를 흡입했을 때 들어오는 미세입자들로 인해 건강에 간접적인 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미 산불 연기가 뇌, 폐, 정자 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후 변화는 새로운 감염병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년 반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에 시달려온 만큼 당장은 새로운 감염병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감염병이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이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인 만큼 외면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지난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기후가 변화하면서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강제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전염성 바이러스가 다른 종들에게 전파될 위험을 높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기후 변화와 팬데믹은 분리된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며 “현재 일어나는 심각한 위협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기후 상황에서 동물의 이동과 새로운 감염병 유행의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했다. 그러자 가벼운 수준의 지구온난화만으로도 질병 확산이 촉진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동물들은 현재 이미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새와 나비의 서식 범위가 변하고 있고, 참고래는 먹이를 찾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떤 동물들은 그들의 서식 지역을 100km 이상 이동시켜 새로운 기생충과 병원균을 새로운 지역의 동물들과 강물 등에 퍼트릴 수 있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특히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쉬운 만큼, 연구팀은 해당 지역들에 대한 바이러스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았다. 열대 지역에서의 동물 이동 범위를 감시하는 것은 현재 ‘긴급하게’ 요구되는 환경 및 건강 이슈라는 것.

앞서 지난 2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감염병 발병 후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보다 바이러스 감시 체계를 강화해 감염병 발생을 막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마지막 팬데믹이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연구자들은 현재의 기후위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잠재적으로 해를 가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식별하기 위해 야생동물들을 면밀히 감시해야 하며, 야생동물을 불법 거래하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전 세계 삼림 벌채 속도 등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보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 동물의 서식지 보호, 야생동물 이동 억제 등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는 것. 글로벌 건강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사람의 건강만 살펴선 안 되고 지구의 건강, 동물의 건강까지 모두 살피고 보호하는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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