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탓에 기침이 나올 수 있다?

우리 몸은 귀를 보호하기 위해 귀지를 생산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귀는 몸의 다른 기관과 달리 관리가 필요 없다. 알아서 깨끗하게 청결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꾸 귀이개를 찾게 되는 건 귓속 귀지의 이물감 때문. 도대체 귀지는 왜 생겨서 사람을 신경 쓰게 만드는 걸까? 미국 건강 매체 ‘웹엠디’가 귀지에 관해 궁금한 사실들을 정리했다.

우리 몸은 귀를 보호하기 위해 귀지를 생산한다. 귀지는 귀가 매끄럽게 작동하도록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귀지가 없다면 오히려 귀는 가렵고 건조한 상태가 될 거라는 뜻이다. 귀지는 필터 역할도 한다. 먼지 등 해로운 이물질이 들어오면 귀지가 더 깊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것. 박테리아에 대항하는 것도 귀지다. 즉 귀지는 더러운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 귀를 지키는 방어막이다.

게다가 귀는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귓구멍 어귀에는 고막까지 이어지는 S자 모양의 관이 있다. 외이도 혹은 바깥귀길이라고 하는데, 어른의 경우 길이가 3cm 정도 된다. 외이도 안쪽에 고인 귀지는 시간이 가면 저절로 밖으로 굴러 나온다. 턱을 움직일 때마다 귀 안쪽의 피부가 같이 움직이면서 필요 없는 귀지를 밖으로 밀어내는 것.

기본적으로 귀지는 외이도 깊은 곳이 아니라 바깥쪽에서 형성된다. 즉 귀지가 고막을 막는다면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파려다 오히려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기 때문이다. 귀를 판다고 뾰족한 물건을 귓속에 넣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 것. 감염, 고막 파열, 심각한 청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귀지가 자연스레 배출되지 못하고 너무 많이 쌓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외이도가 막힐 정도로 귀지가 뭉친 상태를 귀지증 혹은 귀지떡이라고 하는데, 증상은 다음과 같다.

△ 통증
△ 귀가 막힌 것 같은, 혹은 귓속이 가득찬 것 같은 느낌
△ 부분적인 청력 손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 이명, 즉 귀에서 잡음이 들리는 상태
△ 가려움증, 분비물, 냄새
△ 기침

귀지증 혹은 귀지떡은 아주 드문 경우다. 만약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에 갈 것. 귀지가 문제라고 자가 진단을 내리고 귀에 손을 대는 건 절대 금물이다.

귀가 가려울 때는 귓구멍 바깥을 슬쩍 닦아내는 정도로 만족할 것. 면봉이나 귀이개가 아니라 부드러운 수건을 사용하는 게 좋다. 그래도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베이비오일이나 과산화수소, 미네랄 오일 또는 글리세린을 한 방울 떨어뜨려 귀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시중에 ‘이어 캔들’ 또는 ‘귀캔들’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제품은 멀리하는 게 좋다. 옆으로 누운 다음 귀에 대롱을 꽂고 불을 붙이는 방식의 이들 제품은 귀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없을뿐더러 부상의 위험이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어 캔들에 화상, 고막 천공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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