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안 걸리는 흡연자…비밀은 ‘이것’

장기간 담배를 피웠는데 폐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그런데 장기간 담배를 피웠는데 폐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연구에서 그 이유를 규명했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은 일부 흡연자들이 폐세포 돌연변이를 제한함으로써 폐암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시사한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질병 위험의 증가에 직면한 흡연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니어 저자인 사이먼 스피백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폐암의 위험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 돌연변이 연구를 위한 벽을 넘다

흡연이 정상 폐세포에 DNA 돌연변이를 유발하면서 폐암으로 이어진다고 추정되고 있다. 공동저자인 얀 비이그 교수는 “정상세포의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수량화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연구하기 전까지 이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단일세포 전장유전자분석의 개선된 방법을 개발해 그 벽을 넘어섰다.

단일세포 전장유전자분석은 시퀀싱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오류가 생기면 진짜 돌연변이와 구별이 어렵다. 이것은 보기 드문, 무작위 돌연변이가 포함된 세포를 분석할 때 심각한 결함이 된다. 비이그 박사는 새로운 방법(SCMDA)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2017년 ‘네이처 메소드’에 보고된 것처럼 이 방법은 시퀀싱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SCMDA를 사용해 11세부터 86세까지 한번도 담배를 피운 적 없는 비흡연자 14명, 44세부터 81세까지 흡연자 19명의 정상 폐상피세포의 돌연변이 상황을 비교했다. 흡연자 중에는 최대 116갑년(pack year) 담배를 피운 사람도 포함됐다(1갑년은 하루에 담배 한 갑씩, 1년 동안 피운 것과 같다). 연구팀은 암과 무관하게 기관지내시경검사를 받는 환자들에게 세포를 채취했다. 스피백 교수는 “이들 폐 세포는 몇 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생존한다. 따라서 나이와 흡연에 의해 돌연변이가 축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흡연으로 인한 돌연변이

연구팀에 의하면 돌연변이는 나이 들수록 비흡연자의 폐세포에 축적됐고, 흡연자의 폐세포에는 현저히 더 많은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스피백 박사는 “이전에 가정한대로 흡연이 돌연변이의 빈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평생 흡연자 중 10~20%가 폐암에 걸리는 반면, 비흡연자는 암 발생이 적은 한가지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사실도 발견됐다. 폐세포에서 검출된 세포 돌연변이의 수는 흡연을 한 연도에 비례해 늘어났고 폐암 위험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포 돌연변이의 증가는 23갑년 노출된 뒤 멈췄다.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운 사람이 돌연변이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스피백 교수는 “이들은 더 이상의 돌연변이가 축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기에 흡연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생존했을지 모른다”면서 “돌연변이가 계속 늘어나지 않고 안정된 것은 이들이 DNA 손상을 복구하거나 담배 연기를 해독하는 숙련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폐암 위험을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DNA 복구 또는 해독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는 《네이처 제네틱스》 온라인에 발표됐다. 원제는 ‘Single-cell analysis of somatic mutations in human bronchial epithelial cells in relation to aging and smoking’.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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