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초기의 혈압 상승, 나이 들면서 뇌 건강 악화와 연관(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은 시절부터 중등도 고혈압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나이 들면서 뇌 건강에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중년 이후 뇌 건강 악화의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성인 초기 혈압이 상승하는 사람들은 혈압 수치가 낮거나 안정적인 사람들보다 인지와 기억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갈수록 상승하는 혈압을 방치하면 장래에 치매를 비롯한 신경학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연구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혈압 수치의 궤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즉, 20대 전후 젊은 나이부터 혈압이 높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혈압이 상승하면 뇌의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혈압과 뇌 건강의 관계는 이미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USC 의대 뇌종양센터 가브리엘 제이다 소장은 “혈압이 염증성 문제, 그리고 다양한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혈관의 작은 손상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립노화연구소, 펜실베니아대 등이 참여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혈압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사람들은 뇌 백질에 비정상적 변화가 나타났다. 젊은 시절부터 혈압약 복용하지 않은 상태로 혈압이 점차 높아진 사람들은 뇌의 회백질 부위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했다.

백질에는 뇌의 다른 영역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사용하는 수백만 개 축삭돌기가 있다. 백질에 장애가 생기면 결국 백질 질환으로 변할 수 있다. 이는 기억 상실을 초래하고 사고, 의사소통,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에 이상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백질 변화가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제이다 소장은 “이번 연구는 젊은 시절부터 상승하는 궤적을 보이는 중등도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을 발견해 혈압 조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면 다양한 질환과 뇌 변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혈압이 뇌에 미치는 영향>

이번 연구는 심장 건강을 조사한 CARDIA(Coronary Artery Risk Development in Young Adults) 연구에 등록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1985년 심장 건강 연구가 시작된 이래 5000명 이상의 참여자들(당시 18~30세)이 혈압을 체크하고 이후 30년간 8차례 혈압 수치를 재측정했다.

원래 코호트(현재 42~61세)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885명은 25~30년 뒤 MRI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뇌 구조와 뇌 혈류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뇌 이미지를 사용했다. 혈압 수치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을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중년기까지 점차 상승하는 혈압을 가진 사람들은 낮은 혈압을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회백질량은 가장 적고, 비정상적인 백질량이 가장 높았다. 또한 처음에는 정상 혈압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혈압이 상승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낮은 혈압을 가진 사람들보다 비정상적 백질량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실행기능과 언어기억력을 측정하는 별도 분석에서는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혈압이 꾸준히 상승 궤적을 보인 사람들이 저혈압 혹은 몇 년 동안 혈압 수치가 안정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인지 장애를 경험했음을 시사한다.

<혈압을 지키는 건강한 생활 습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 낫다. 제이다 소장은 “젊은 시절부터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압의 범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족력이 있으면 고혈압 발생 위험도가 높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의료기관에서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혈압 관리를 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혈압 관리를 위해 스트레스 관리, 음주량 감소, 염분 줄이기, 심장 건강에 좋은 식사하기, 일주일에 최소한 150분 운동, 적정 체중 유지, 매일 밤 최소 7시간 이상 수면 등을 지켜야 한다.

연구는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됐다. 원제는 ‘Association of early adulthood 25 years blood trajectories with cerebral legions and brain structure in midlife’.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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