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알레르기, 세 살 전 치료 여부가 평생 간다

땅콩 알레르기, 세 살 전 치료 여부가 평생 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땅콩 알레르기를 만 1살 전에 치료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2일(현지시간)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미국 의료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아칸소대 의대 타시 존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내 5개 의료센터에서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생후 48개월 미만 아동 146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일반 땅콩 하나의 10분의 1분량인 25㎎의 땅콩 단백질에도 거부반응을 보였다.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에 따르면 땅콩 알레르기는 땅콩을 먹고 몇 초에서 몇 분 안에 두드러기, 호흡곤란, 혈압의 급격한 하락,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파래지며, 현기증, 기절을 포함하는 아나필락시스(전신 쇼크 반응)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아동 중 3분의 2(96명)에겐 매일 땅콩 단백질 가루를 조금씩 늘여가며 먹이는 면역 치료를 실시했고 나머지 3분의 1(50명)에겐 위약을 먹였다. 치료 그룹 아이들에겐 처음 30주 동안 애플 소스나 푸딩 같은 음식에 섞어 넣는 땅콩 단백질 가루를 조금씩 늘려 최종 2g(땅콩 6개의 양)까지 섭취하게 했다. 그리고 매일 같은 양의 땅콩 가루를 섭취한 아이들은 2년째 됐을 때 땅콩 알레르기 테스트를 받았다. 존스 교수는 “치료 그룹 아이들 중 71%가 알레르기 반응에서 벗어나는 탈감작(Desensitization)의 최종 단계에 도달했다”며 “그들은 5g 분량, 즉 16개의 땅콩을 먹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은 그 시점에서 아이들의 치료를 중단했다. 그리고 6개월 간 땅콩 섭취를 피하게 한 뒤 치료 효과의 지속성을 확인하기 위해 두 번째 알레르기 테스트를 실시했다. 면역 치료 그룹 아이들 중 약 21%가 알레르기 반응 없이 5g 분량의 땅콩을 먹을 수 있었다. 위약 그룹의 아이들은 2%만이 가능했다. 존스 교수는 “5g까지 먹을 수 없었던 아이들 중 40%는 그 절반 가까운 양의 땅콩을 먹을 수 있었다”면서 “땅콩 알레르기를 조기 발견해 면역력 강화 치료에 나서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알레르기가 없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 1세는 약 71%, 만 제시는 35%, 만 3세는 19%가 치료 효과를 보였다. 땅콩 단백질을 섭취한 거의 모든 유아가 치료 중에 적어도 한 번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치료 기간 중 땅콩 가루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여 알레르기 반응 진정제인 에피네프린이 처방된 아이는 21명이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땅콩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팔포르지아(Palforzia)’는 4~1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보다 훨씬 어린 유아들이 오히려 면역요법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논문을 검토한 미국 콜로라도아동병원 매슈 그린호트 식품반응연구단장은 “생후 1년 차 때 땅콩 단백질에 대한 거부반응을 체크하고 조기 치료를 하느냐 마느냐가 평생의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황금시간대가 언제인지는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1)02390-4/fulltext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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