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부전 줄이는 걷기…얼마나 빨리 걸어야 할까?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여성 심부전 줄이는 걷기…얼마나 빨리 걸어야 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빠른 속도로 걷기 운동을 하는 중장년 여성은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The association of walking pace and incident heart failure and subtypes among postmenopausal women)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50세에서 79세 사이의 미국 여성 2만5183명을 대상으로 약 17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심장 건강을 모니터링 하고, 집 밖에서 쉬지 않고 10분 이상 걷는 빈도, 걷기 평균 지속시간. 걷기 속도 등을 평가했다.

연구 기간 동안 대상자 중 1455명이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연구 결과, 시간당 2마일(약 3.2㎞) 미만의 가벼운 속도로 걷는 여성들에 비해 평균 시속 2~3마일(3.2~4.8㎞)로 걷는 여성은 심부전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3마일 이상의 빠른 속도로 걷는 여성은 심부전 위험이 34% 낮았다. 또한 일주일에 1시간미만의 빠른 걷기는 일주일에 2시간 이상 평균 또는 보통 속도의 걷기와 마찬가지로 심부전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찰스 이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사망률과 다른 심혈관질환 결과에 대한 보행 속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다른 연구들을 확인시켜준다”며 “더 적은 시간 걷더라도 빠르게 걸으면 매주 150분간의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걷기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꼽힌다.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꾸준히 활기차게 걷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들이 많다. 걷기의 건강 효과와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걷기 운동 효과|

△기분 개선

감정 소모가 큰 하루를 보냈다면 와인 한 잔을 마신다거나 초콜릿 한 조각을 먹으며 기분전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칼로리 섭취 없이도 기분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걷기 운동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신경계 활동에 영향을 미쳐 분노나 적개심 같은 감정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특히 햇빛이 좋은 맑은 날이나 나무가 많은 공간을 걸을 때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

△만성질환 위험 감소

미국당뇨학회(ADA)에 의하면 걷기는 혈당 수치를 떨어뜨려 당뇨 위험률을 감소시킨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수치를 낮춰 뇌졸중 위험을 20~40%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계질환 위험률이 30% 낮았다. 걷기는 칼로리 소모와 근 손실 예방 등을 통해 체중 조절을 돕고 비만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정맥류 예방

나이가 들수록 정맥의 탄력이 줄어 하지에 있는 정맥의 혈류가 역류하는 하지정맥류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 그런데 걷기 운동을 하면 정맥류 발생을 예방하거나 그 시작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다.

종아리와 발에 있는 정맥, 근육, 판막들로 형성된 정맥계는 혈액을 심장과 폐로 밀어 올리는데, 걷기 운동이 건강한 혈류의 흐름을 돕는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하지정맥류에 이를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매일의 걷기 운동으로 그 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화력 향상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배변활동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걷는 동안 복근을 비롯한 코어를 이용하면서 소화기관의 움직임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등의 습관을 통해서도 배변활동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보도록 한다.

△창의적인 사고력 증진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가만히 앉아 머리를 쥐어짜도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걷기를 통한 신체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앉아있는 사람과 걷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창의력 테스트에서 걷고 있는 사람들이 더 나은 점수를 얻었다.

△관절 통증 완화

관절에 통증이 있을 땐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가벼운 걷기 운동은 관절의 가동성을 향상시킨다.

또 해당 부위의 혈류의 흐름을 개선하며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해 관절 통증을 줄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단 과도한 운동은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적당한 걷기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정하도록 한다.

|바른 걷기 운동법|

무작정 걷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잘못된 보행습관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걷기엔 신경 써도 걸음걸이에 무관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 걷기는 팔다리를 비롯해 머리까지 온 몸의 뼈와 근육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잘못된 보행습관이 굳어져버리면 체형도 변형될 수 있다. 안짱걸음이나 팔자걸음, 넓은 보폭으로 걷거나 아랫배를 내밀고 걷는 습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걸음걸이는 발목과 무릎, 고관절에 무리를 주게 된다.

휜 다리, 골반불균형과 같은 체형의 변화로 이어지면 통증과 비만 등의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기간 방치하면 관절과 디스크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걷는 자세가 정상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 신발 뒷굽을 살펴보면 된다.

한쪽 신발 굽만 유난히 닳아 있거나, 앞볼 부위가 뒷굽보다 많이 닳았다면 보행법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눈을 감고 걸었을 때 일직선상에서 멀어져 있거나, 두 발의 각도가 벌어져 있을 경우에도 걷는 자세를 고쳐줄 필요가 있다.

바르게 걷기 위해선 걷기 전 자세부터 걸을 때 자세, 시선처리, 어깨균형, 발목상태 등을 모두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척추를 세워준다는 느낌으로 허리를 먼저 세우고, 시선은 바닥이 아닌 정면을 응시한다.

양발은 약간 넓은 평균대에서 걷는 느낌으로 11자가 되도록 해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발전체를 땅에 누르듯 걷는 것이 좋다. 30분 정도씩 바르게 걷기만 해도 체형교정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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