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심방세동 발생 위험 높인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짧은 시간에 과도한 음주, 즉 폭음은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급성 알코올 섭취와 심장세동 발생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네이처 심혈관 연구》에 발표된 것.

이번 연구를 진행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의대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은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약물이며, 알코올 섭취가 심방세동의 중요한 위험 요소임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미국 건강미디어 ‘에브리데이 헬스 닷컴’에 의하면 2020~2025년 미국인 식이요법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 남성에게 하루 2잔 이하로 술 섭취를 제한하고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장한다. 폭음이란, 한 번에 4잔 또는 5잔 이상을 마시는 것을 뜻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의하면 성인 6명 중 1명이 폭음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25%는 최소한 매주 폭음을 하고, 25%는 한번에 최소한 8잔 이상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혈전, 심부전을 포함한 많은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으로는 피로와 허약함,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박동이나 심장의 떨림, 호흡곤란과 불안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 심장은 일반적으로 심박수가 분당 60~100회, 심방세동을 가진 사람은 심박수 범위가 분당 100~175회에 이른다.

연구팀은 블루투스 방식 음주측정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50개 주와 59개국에서 정보를 수집해 126만9054건의 음주 측정 결과를 얻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새해 첫날, 크리스마스, 축구 월드컵, 슈퍼볼 선데이 같은 특정한 날에 음주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폭음과 심방세동 진단 사이에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2005년 1월 1일부터 2015년 12월 30일까지 병원 응급실 방문 기록을 조사했다. 1년 중 다른 날과 비교했을 때 앞서 언급된 특정한 날이면 병원 방문 숫자와 심방세동 환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홉킨스대 의대 휴 캘킨스 교수는 “항상 새해 첫날에는 응급실이 과음으로 인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찬다”면서 “이 연구는 우리가 ‘휴일 심장’ 증후군이라고 일컫는 질환을 보다 자세히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콜레스테롤이나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대중에게 심장박동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면 심방세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침습적 검사를 받으라는 조언이다.

캘킨스 교수는 “뇌졸중 예방과 심방세동을 동반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서는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심장학회에 의하면 심방세동은 뇌졸중 뿐만 아니라 혈전, 심부전, 기타 심장 관련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많은 약물이 나와 있고 생활 방식의 변화도 시도할 수도 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65세 이상에서 급성 알코올 섭취와 심방세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사이에 가장 큰 연관성이 드러났다. 분석 결과, 새해 첫 날 등 특정한 날 응급실을 찾은 횟수는 이전에 심방세동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일수록 높았다.

마커스 박사는 “이것은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해 새롭게 심장세동이 유발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셈이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사람들이 알코올 섭취를 피하고 이어 심방세동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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