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찌르기’ 코로나 진단, ‘침 뱉기’로 충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선별 검사소에 늘어선 긴 줄 끝에는 피검자를 맞이하는 또 다른 ‘긴 것’이 있다. 약 20cm에 달하는 검체 체취용 면봉이다. 과장을 좀 보태면 “정수리에 닿는 느낌”이라 할 만큼 깊숙이 들어온다. 눈물 나게 아프다. 오죽하면 포털과 SNS에 ‘안 아프게 찌르는 검사소’ 등의 제목이 달린 글이 오를 정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 찌르기를 타액 검사로 대체하자는 전문가의 주장을 소개했다. 타액 검사가 피검자에게 편할뿐더러, 확산속도가 빠른 오미크론을 더 빨리 진단할 수 있다는 이유다.

메릴랜드대 도널드 밀턴 박사팀은 감염 초기(증상 발현 3일 전부터 발현 이틀 후까지) 타액 샘플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코에서 채취한 것보다 3배 더 많았다고 밝혔다. 조기 진단에는 타액 검사가 더 유리한 셈이다. 이 연구 결과는 아직 학술지에 발표되진 않았다.

밀턴 박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장 먼저 입과 목에서 발견된다”면서 “현재 우리가 쓰는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양한 타액 샘플 검사법을 승인하기 시작했다. 어린 학생들을 검사할 때 편하다는 점이 입증되면서부터다. 게다가 피검자가 용기에 침을 뱉고 뚜껑만 닫으면 그만이라 의료 인력 수급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코 찌르기’를 타액 검사로 전면 대체하긴 어렵다. 검체를 확인할 연구소가 타액을 분석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 가정용 검사 도구 역시 코 찌르기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반론도 있다. 헤네핀 카운티 의료 센터의 글렌 핸센 박사는 “타액은 민감도가 가장 높은 검체가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검사의 정확도가 ‘코 찌르기’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재반론도 있다. 2020년 가을까지 나온 연구 10여 편을 종합하면 타액은 검사에 적합한 검체다. 예일대 보건대학원의 앤 윌리 박사는 “제대로 채취하고 적절히 처리된다면 타액 검사는 다른 검사에 못지않은 성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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